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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저자/역자
정지아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22-09-02
독서시작일
2024년 07월 01일
독서종료일
2024년 07월 02일
서평작성자
김*경

Contents

책 제목만 보고 느낀 감상은, 아버지가 가정으로서의 해방, 삶에서의 해방, 이런 유의 해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제목의 뜻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아버지란 존재가 어려웠다. 아버지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이런 아버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채 어영부영 나이만 먹고 아버지와의 사이도 풀지 못하였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주인공도 아버지의 사망을 겪고서야 아버지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사회주의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주인공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보단 원망이 더 커 보였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서는 슬픔보단 덤덤하게 혹은 우습게 받아들이는 감정이 컸다. 상주로써 아버지의 손님을 받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원망에서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

살아생전 남에게 도움을 많이 주며 대가를 바라지 않은 아버지였다. 성별, 연령대 다양하게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된다. 학교를 나가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어린 학생, 마을 주민들, 가까운 가족들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우리 애기 학벵 끌려가게 생겼는디 고씨 어른이 손을 써줬그마요. ’

그 어른 아니었으면 니가 시방 산 목심이 아니어야!’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로 인해 주인공은 아버지에 대한 의외의 모습을 찾아내기도 하고, 자신이 아버지에게 준 상처도 알게 된다. 아버지도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누군가의 연인이었으며. 나의 아버지란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아버지가 즐겨 입는 옷이 뭔지조차 모른다. 책에서도 주인공 대신 옆에 있는 인물이 아버지를 위해 나서주었다는 일들이 많이 나온다. 그로 인해 주인공은 자신이 딸이 맞는지 아버지를 위해 나선 적이 있는지 후회한다. 나도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이렇게나 없는데 아버지의 자식으로써 부족하단 생각이 크게 들었다.

이 책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만들어주는 책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는 나는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처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의 평가를 내리기에는 나에게 남은 시간이 많이 있고, 죽음을 겪고서야 아버지와의 사이가 나아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아버지와의 간격을 어떤 식으로 채울지 생각을 해보는 게 이 책이 나와 다른 독자에게 준 마지막 숙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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