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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느낀 깊은 감동
저자/역자
정지아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22-09-02
독서시작일
2024년 05월 29일
독서종료일
2024년 05월 29일
서평작성자
조*을

Contents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란 주인공의 시점에서 쓰인 작품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주인공이 몰랐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조문객들을 통해 알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정지아 작가는 이 주제와 관련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주인공이 느끼는 슬픔과 새롭게 알게 된 가족사,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아버지와의 기억을 되짚으며 느끼는 감정과, 아버지를 통해 깨닫게 된 ‘하염없다’는 말의 의미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처럼 정지아 작가는 섬세한 문체로 독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어, 가족의 의미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원래 나는 책에 표시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접힌 자국도 싫어해 아주 조금 내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만 열어 책을 읽는데, 표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내용을 읽으면서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있다. ”너 하염없다는 말이 먼 말인 중 아냐?“ 나는 이 말이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형이 죽고, 동료가 죽은 뒤 남은 자들이 하염없이 남은 인생을 견딘다는 뜻이었다. 물론 책을 읽지 않고 이 서평을 보는 이들에게는 정확하게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차차 읽으면서 하염없다는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이 단어가 내 머릿속에 남았다. 내 주변에 누군가를 보냈을 때 그가 없는 일생을 내가 죽기 전까지 그를 만나기 위해 하염없이 살아가야 하는 그 인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 왔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제는 아버지를 아는 체도 하지 않는 작은아버지의 내막을 알고 나니 정말로 마음이 아팠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당당했던 작은아버지는, 군인이 자신의 형을 본 사람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당당히 대답을 했고 그 이후로 작은아버지의 아버지, 즉 주인공 시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도록 만들었다. 그 사건이 있은 후로 작은아버지는 말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렇게 당차고 활발하던 작은아버지는 말의 위험성을 알게 되어 말을 적게 하게 됐다는데, 어린 아이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지 가늠조차 가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형이라고 작은아버지는 아버지 장례식에 찾아와서 통곡을 했는데, 그 심정이 너무나도 감정 이입이 되어 나 또한 함께 눈물이 났다.

 이 책은 가족의 의미와 상실의 아픔을 진솔하게 그려내어, 독자로 하여금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전쟁이 끝난 후 빨치산과 공존했던 시대가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소설 속 부모의 일화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여 적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사회주의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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