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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다.
Book name
저자/역자
손원평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17-03-31
독서시작일
2023년 11월 13일
독서종료일
2023년 11월 28일
서평작성자
박*성

Contents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아몬드. 라고 하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시사하는 아몬드는 아몬드의 모양과 비슷한 뇌의 편도체를 의미한다. 책의 주인공 <선윤재>는 남보다 작은 편도체를 가지고 태어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 상태로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점점 변화해가는 것을 보는 것. 그것을 통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이 이 책의 재미였다.

주인공<선윤재>의 조력자이자 그를 \’예쁜 괴물\’이라 칭하는 엄마, 할멈은 그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지내기를 바라며 차근차근 조력해나갔지만, 한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무차별 살인사건에 휘말려 그는 혼자 남게 된다.

그렇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행히도 그의 임시 부모 역할을 해줄 <심박사>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는 크게 두 인물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로 만난 건 <곤이>라 불리는 사내아이였다. 그는 주인공과 비슷하게 괴물이라 불렸다. 어둡고, 난폭하고, 거칠었다. 주인공과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가까워지고, 그를 통해 \’우정\’을 배우고 처음으로 진짜 친구를 사귄다. 후에는 <곤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게 된다.

두 번째로 만난 인물은 또라이 소녀 <이도라>이다. 그녀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 인물이다. 앞전의 <곤이>가 우정을 알려주었다면 <이도라>는 주인공에게 \’사랑\’을 알게 해준다.

주인공<선윤재>는 이 두 인물들을 통해 성장한다. 완전히 감정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고 후 식물인간으로 생각되었던 엄마의 병이 호전되며 태어나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 책 <아몬드>는 2018년도에 부산 원북원 도서에 선정된 손원평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5년 전에 꽤 유명했던 소설이지만 나는 최근에 찾아보게 되었다.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였던 그 사건,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무차별 살인사건이 지금의 사회문제로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 겹쳐 보였다. 놀랍게도 \’그저 사람들의 웃는 얼굴이 싫었다.\’ 라는 살인자의 해명 또한 일치했다.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여타 나라에 비해 꽤나 훌륭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복지의 사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그들은 그냥 보아선 보이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나는 그들이 평생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지언정 크리스마스에 잠깐의 웃음은 지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의 비극 이후의 삶을 주인공인 <선윤재>의 시각에서만 풀어나가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는 아니, 세상에는 <선윤재>가 너무나 많고, 그들 모두에게 <심박사>와 같은 조력자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대다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예쁜 괴물이 아니다. 충분히 공감하고 따뜻한 손을 뻗어주자.

나쁜 괴물을 만드는 건 어쩌면 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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