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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차가운 인간과 가장 따뜻한 고철
저자/역자
천선란
출판사명
허블
출판년도
2020-08-19
독서시작일
2023년 11월 02일
독서종료일
2023년 11월 27일
서평작성자
장*지

Contents

콜리는 망가져 기능을 잃은 로봇, 고철이나 다름 없는 존재였지만 폐기되기 직전 연재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몇몇은 단지 로봇일 뿐인 콜리가 수리된 것을 새로운 시작된 거라 부르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콜리가 자신의 파트너 투데이에게 보여준 애정을 떠올리면 콜리의 작동 또한 그의 삶이라 이름 붙이고 싶었다.

사람의 필요에 따라 생겨나고, 사람의 판단에 따라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들. 36.5도를 웃도는 체온을 가진 사람의 마음은 얼음처럼 차갑다. 웃기게도 감정도 없고 고철 덩어리에 불과한 로봇이 하는 행위보다도 인간이 저지르는 행위들이 차가웠다. ‘ 개의 파랑 SF 판타지 소설이지만 미래의 이야기도, 허구의 이야기도 아니다. 소설 생명을 유희거리로 전락시키는 사회의 모습은 우리 현실 자체였다.

소설은 결말까지도 판타지가 아니었다. 뻔히 말에 돈을 거신 편의점 사장님, 투데이를 위해 협조한 복희와 민주, 그리고 연재까지. 생명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에 우리 현실과 조금 동떨어지고 감동적으로 각색된 상황처럼 보이겠지만, 이들은 소설 속에서도 여전히 소수에 속할 뿐이다. 그리고 소수가 모여 마리의 말을 배려했을 뿐이다. 소설에서 다뤄지지 않은 부분에는 여전히 고통받는 생명들이 있을 것이며 여전히 잔인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 현실과 똑닮은 모습으로. 사실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위에서 다룬 소감과 별개로, 나는 생명을 향한 로봇과 사람의 노력이라는 중심 스토리 사이사이 숨어 있는 콜리와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이 흥미로웠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로봇에게 자신만의 감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을 주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중그리움 설명하는 보경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움은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그리운 시절로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이처럼 로봇에게 설명해 주듯이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소설에서 중시하는 생명들에 우리도 포함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살피고 우리를 소중히 여기고, 우리의 주변을 보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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