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시간과
조건하에서도 어떤 사람은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어 내고 어떤 사람은 아무리 오랜 세월을 거쳐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누가 철저히 목표에 집중하며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전심전력 했을지는 불 보듯 뻔한 대답일 것이다. 이처럼 어떤 나라가
강대해지고 부강해 지는 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미국은 민족의 역사가 약 200여년 밖에 안됐지만 지금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었다. 물론, 땅덩어리가 큰 것을 이유로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국, 러시아, 캐나다 역시 엄청난 토지와 유수한 역사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미국만큼 강성해지진 못했다. 그렇다면 발전의 원동력과 비밀은 무엇일까? 엄청난 자본력과 노동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제도적, 정신적 측면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알렉시스드 토크빌은 일찌감치 미국의 민주주의가 미국을 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할 것을
예측하였다. 그는 프랑스 혁명이후 소위 명문 가문에서 출생한 사람이었다. 베르사유의 하급 행정관으로 일을 하던 중 그는 사회생활에서의 많은
실패와 좌절로 인해 직업 자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친구와 함께 미국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미국 여행을 하는 6개월의 기간 동안
그는 미국을 돌아가게 만드는 전반적인 시스템과 사회 구조를 매우 자세하고도 낱낱이 기록해 놓았고, 그러한 정보들을 모아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완성 시켰다. 총 2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1권에는 민주 정부의 특징들 즉, 연방제, 권리에 대한 존중, 법률가들의
역할과 법의 지배에 대한 애착, 정당, 지방간의 관계, 주정부와 연방 정부의 관계와 같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2권에서는 전체
사회의 문화에 대한 민주 제도의 영향을 기술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민주주의가 봉착되기 쉬운 전제주의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책을 마친다.
청나게 혁신적이면서 예리한 그의 통찰력은 책 곳곳에 잘 드러나 있다. 다 서술할 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그의 이론은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보편성을 근거로 개인의 특수성과 소수의 의견을 억압하여 옳은 것이 틀린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비판은 평소
나의 견해와 매우 비슷하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소 긴 분량에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글이었지만 이 책은 민주주의라는 이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