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공항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곤 했다. 스튜어디스, 기장, 지상직 등 공항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업 중 내가 관심이 있던 일은 정비였고 그렇게 기계공학과에 진학을 하였다. 현실적으로 기계공학과와 항공 정비의 공통분모가 크지 않았지만, 그래서 지금은 다른 일을 꿈꾸고 있지만 어릴적 나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좋은 책이었기에 이 책으로 서평을 쓰게 되었다.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이라는 문구가 내 마음을 설레게 하였고 흔히 공학에서 배우는 역학 등의 어려운 내용보다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을 했다는 것이 이 책의 재미요소 중 하나였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기장이며 나는 손님으로 비행기를 타서 몰랐을 내용들을 알기 쉽게 풀어, 가벼운 마음으로 동시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비행의 역사를 써 온 거의 모든 이슈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라는 점이 매력있다. 책의 제목인 센스는 상황의 본질을 알아채고 상대를 배려하는 입체적 감각과 의식이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누구나 플레인 센스를 쉽게 갖출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전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며, 옛날 작가들의 통찰력과 글솜씨를 감상하며 그 책을 음미하는 것이 나의 취미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만 읽다가 이렇게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을 읽으니, 확실히 세련됐다. 책의 질감부터 깔끔한 글씨와 차트, 중간중간 센스있게 들어가있는 보충자료와 그림까지. 읽는 동안 큰 불편함없이 책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1장은 하이재킹, 2장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4장은 기내 화재, 7장은 프로의 세계 등 정말 다양한 주제로 구성이 되어있다. 본인이 비행에 큰 관심이 없어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고민없이 추천한다. 물론 나처럼 비행기를 사랑하고, 관심이 있다면 더욱 더 재밌겠지만, 비행기를 그저 가장 빠르고 거대한 이동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비행의 기술과 발전 뒤에 숨겨져 있던 흥미로운 사건과 색다른 지식을 옅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이 나 뿐만 아니라 항공 여행을 즐기는 승객들과 항공 종사자, 그리고 미래의 조종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비행을 좀 더 재미있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