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이 존에게 하는 말 중에서 “낡았기 때문이지. 그것이 주된 이유일세. 이곳에서는 낡은 것은 전혀 쓸모가 없다는 말일세.” 라는 말이 멋진 신세계를 정의 할 수 있는 하나의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책 77p에 ‘낡은 옷은 나쁘며, 수선하지 않는다.’ 라는 언급이 나오게 됩니다. 멋진 신세계에서 대량생산을 통한 물건의 귀중함을 잃도록 학습시키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경우 우리는 대량생산을 통한 물건은 언제든 새 것으로 대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들게 되고, 이러한 생각에서 사람 역시 인공배양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건과 다름없게 됩니다. 사람의 수명은 정해져 있으며 배정받은 자리는 언제든 대체 될 수 있기에 인간을 치료하는데 노력하지 않고 인간의 죽음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책 165p의 ‘문명은 살균이니까요’ 라는 구절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말은 멋진 신세계는 옛날 문명을 모두 낡은 것으로 취급하였고 균을 죽이듯 없애버렸다고 해석됩니다.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행복과 불행 두 개의 감정만이 존재하며 소마를 통해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반면,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존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장면을 통해 낡은 것에는 인간이 감정을 느끼고 소모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인 사랑, 죽음, 종교, 문화를 없애버린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멋진 신세계에서는 ‘낡았다’ 라고 표현되어지는 것은 단순히 오래되어진 것을 뜻하는 말이 아닌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대란 서로를 연결하거나 결합하게 하는 것, 관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멋진 신세계와 같이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서는 소중함의 개념과 다른 감정은 잃어버리고, 행복만을 유지하기 위해 소마라는 약물에만 의지하는 곳이 되어버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