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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켠의 \'아몬드\'
저자/역자
손원평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17-03-31
독서시작일
2021년 11월 17일
독서종료일
2021년 11월 18일
서평작성자
장*이

Contents

요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 책마다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책은 한 줄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하며, 또 다른 책은 마치 냇물 흘러가듯이 머무를 시간없이 읽힌다. 책 아몬드는 후자에 가까웠다. 모두가 보는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첫 장면부터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깊게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바로 독자들에게 윤재가 가진 \’아몬드\’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줄거리가 결말에 다가갈수록, 난 페이지를 빠르게 넘길 수 없었다.

다 읽고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일종의 반성과 비슷한 것이었다. 이것이 내가 페이지를 빨리 넘길 수 없는 이유였다. \’멀면 먼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윤재의 구절을 보며 머릿속에선 많은 사건들이 떠올랐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잊혀진 안타까운 사건들과 이 순간에도 관심이 필요한 많은 사건들 말이다. 동시에 나는 그런 사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진 않았던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그 날들이 우리에겐 그저 뉴스의 한 장면처럼 여겨지지 않았는가.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입김처럼 한 순간에 없어지는 의미없는 공감보다 그들을 향한 관심이 아니었을까.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멋대로 정의내려진 그 \’정상\’이라는 기준치에 벗어나는 사람일지라도, 이 세상 또 다른 윤재들에겐 일회성 공감보단 관심이 필요하다. 침착함이 기본이었던 윤재가 곤이와 도라로 인해 조금 더 풍부한 감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세상이 우리에게 장난을 치더라도 우린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어선 안되겠다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을 정의내릴 순 없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을 덧붙여 의미를 부여할 순 있다. 누군가는 좋은 사람. 또 누군가는 미운 사람. 감정없이 살아왔던 윤재가 여생에 누군가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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