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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을 결정 짓는 것
저자/역자
손원평
출판사명
창비
출판년도
2017-03-31
독서시작일
2021년 03월 10일
독서종료일
2021년 04월 22일
서평작성자
천*정

Contents

문즉 한 편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가 ‘아몬드’라는 소설을 만나고, 표지 속 무표정의 어린 남자 아이의 모습에서 마치 나를 만난 것처럼 그렇게 ‘아몬드’를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다.  손원평 작가를 처음 만나본 나는 작가에 대해 먼저 알아본 후 소설 ‘아몬드’로 유심히 읽어 보았다.

아몬드의 주인공 선윤재다. 선윤재는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등장한다.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병이 있기 때문인데, 다른 사람의 웃음이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선윤재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사람은 바로 엄마와 할멈이었다. 그렇게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윤재는 17살이 되는 생일 날 시내로 나갔다가 묻지마 살인으로 엄마와 할멈을 둘 다 잃게 됐다. 그럼에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 슬픔조차 느끼지 못한다.

17년이라는 인생을 살며 엄마와 할멈과 살았던 윤재는 가족들이 남긴 책방에 홀로 남았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심박사와 윤교수가 다가왔고 자신의 인생을 바꿀 곤이가 등장한다. 곤이 대신 곤이 엄마의 아들 행색을 했기에 그는 윤재를 좋아하지 않았다.

곤이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던 윤재는 그럼에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다. 화조차 내지 않는 윤재를 본 곤이는 호기심으로 책방에 놀러왔고 그들은 친구가 됐다. 곤이를 통해 사람 관계와 친구의 우정을 알게 된 윤재에겐 어느 날 이도라라는 여자 아이가 나타나며 그는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웠다.

세상엔 오로지 엄마와 할멈밖에 없었던 선윤재에게 우연히 나타난 주변인들과의 여러 사건을 통해 그가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건 장애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뿐이었다. 나 역시 윤재처럼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잘 못하고 감정을 느끼지 하는 경우도 있다.

슬픈 영화를 보면서 슬프지 않은 경우도 있었으며 관객 앞에서 유머를 던지는 희극인을 보며 웃거나 박수치지 않는 것처럼, 그런데 다른 사람과 똑같이 웃거나 울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잘못된 것이고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미디어나 뉴스를 보게 되면 ‘공감 불능 사회’라는 주제가 많이 나온다. 공감이 불가능했던 선윤재처럼 바쁜 일상에 치여 살았던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거나 이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아몬드’를 읽으며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하나둘 들어오게 됐다.

정말 오랜만에 국내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윤재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고 곤이와 도라를 만나며 새로운 감정을 느낀 그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여러 감정을 느낀 소설이기도 했다. 문장의 흐름도 단어의 선택도 좋았기에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갔다. 이 책을 쓴 손원평 작가의 다른 도서도 따로 찾아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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