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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것
저자/역자
김영하,
출판사명
문학동네 2019
출판년도
2019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김*민

Contents

너에게 여행이란 무엇이니?‘

 

지금과 달리 코로나가 없던 시절 나는 어느 칵테일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곳에는 여러 외국 손님들과 한국 손님들이 섞여 있었고

난 자연스럽게 주위 손님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던 중 한 외국인이 나에게 취미가 무엇이냐 물었다.

나는 이런 질문마다 항상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인 ‘여행’이라 답했다.

그러자 외국인은 너에게 여행은 무엇이냐라고 되물었고

여태껏 받아보지 못했던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

그냥.. 평소에 먹지 못했던 것들을 먹어보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답을 한 후에도 나에게 여행이란 그런 것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맴돌았다.

마치 서술형 문제에 답은 거창하게 썼지만

이게 맞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그 찝찝한 기분처럼.

 

나는 항상 어딜 가든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나만의 여행의 정의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정작 내가 했던 여행은 여행이라기보단

경험에 가깝지 않나?’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고,

서점에 들어서 베스트 셀러에 안착한 이 여행의 이유라는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나만의 여행의 정의를 메꿀 수 있었다.


이 책의 김영하 작가는 여행을 이렇게 정의한다
.

여행이란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이것을 추구의 플롯이라고 칭한다.

추구의 플롯에는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 전 목표를 둔 외면적 목표

여행 중 우연으로 일어나 깨닫게 되는 내면적 목표로 나뉜다.

예를 들어, 과거 마르코 폴로는 중국과 무역을 해서

큰돈을 벌겠다는 목표(외면적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지만,

세계에는 자신과 전혀 다른 문화, 인간, 동물이

존재한다는 것(내면적 목표)을 깨닫고 동방견문록을 남겼다.

 

실제로 영어 ‘travel’여행이라는 의미로 처음 시작된 것은 14세기 무렵으로,

고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travail’이란 어원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즐거움이나 행복이 담겨 있지 않다.

이 단어의 의미는 고생, 고역 등의 뜻을 품고 있어

자기가 태어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불행한 운명을 지칭할 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여행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즐거움을 얻는 것, 삶의 여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에 따르면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여행은 경험에 가까웠다.

그저 평소에 맛보지 못했던 것들을 먹어보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 위한 경험.

이렇듯 나의 여행은 지금까지 무엇을 깨달을 것도 없이 평범한 일상 속에

해외혹은 국내의 어느 지역이라는 한 스푼을 얹어 놓은 것뿐 이였다.

마치 나에게 여행이 다른 사람에겐 일상이듯,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여행이 나에게는 일상인 것처럼.


이렇게 한때 내가 여행이라 칭했던 것들이

점점 그건 그저 특별한 경험이었다로 바뀌면서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도전과 목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지난
8월 홍콩으로 여행(혹은 여행이라 칭했던 것)을 떠났다.

여기서 시작된 해외여행이라는 것도 홍콩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한 번도 해외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에 떠난 것이었다.

해외 경험을 갔다 온 사람들을 보며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입국 심사부터 출국 심사까지,

공항에 내려 호텔 혹은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것 등

이러한 과정을 겪어내는 사람들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저 과정을 해낼 수 있을까? 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너무나 순탄하게 진행되었고

지금다음 목표를 정하고 있다.

 

나에게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가고 다음 목표를 정해가는 것.

 

현재 다음 나의 목표는 워킹 홀리데이이다.

워킹 홀리데이는 어학연수나 유학과는 다르게 오로지 혼자 자기가 정한 나라의 집부터,

지속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까지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겪어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난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난 그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내년에 영어 능력 향상이라는 외면적 목표를 두고

워킹 홀리데이라는 비로소 여행이라는 것을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내면적 목표를 통해

스스로 변화를 꿈꾸고 있다.

 

과거 많은 전문가는 1990년대만 해도 앞으로 IT산업이 발전하면

전자기기나 대중매체를 통해 다른 문화 혹은 관광지를 접하는 게 쉬워져

여행자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과는 반대로, 여행자의 수는 더 늘어났으며

전 세계에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 여행의 방식이란 앞서 말한 것처럼 현실적인 제약으로

집에서 여러 전자기기나 대중매체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함으로써

그 또한 여행이라고 칭할 수도 있고,

과거에 내가 여행이라 칭했던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음식과 배경을

경험하는 것을 여행이라 칭할 수도 있다.

여행의 정의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확실한 나만의 여행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의 여행의 정의를 모른 채 떠나는 여행은 

 

마치 목표가 없는 게임 속에서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과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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