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기괴한 표지가 이상했다. 몇 페이지 읽어봤다. 몇 페이지만 봐도 아주 많이 이상한 내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기괴한 책은 처음이다. 이거 봐야 되는건가? 잠깐의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읽어보았다.
책의 저자는 도덕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서 새삼 신기했다. 가끔 ‘뭐지?’ 싶은 기분의 글들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어찌되었건 읽히게 된다. 신기하긴 하다.
새삼 일본이라는 나라의 다양성에 감탄한다. 정말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 하는 것을 이런 책의 저자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어찌되었건 책의 내용대로 보자면 데리야마 슈지는 요절한 천재 예술가라고 한다. 영화도 찍고, 시도 쓰고, 글도 쓰고, 평론도 쓰고, 전방위적 활동을 한 예술가라고 하는데 그가 만들었다는 영화의 일부 소개글만 보더라도 도덕을 완전히 뛰어넘어 창의성을 가감없이 발휘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은 불완전한 시체로 태어나서 완전한 시체로 가는 길이라고 했던 책의 저자. 한없이 자유롭고 기발했지만 한없이 삐딱한 영혼 데리야마 슈지의 글을 읽다보니 기분이 아주 많이 이상해졌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