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단순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책의 제목이나 표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심리학 관련 코너에 꽃혀있는데 ‘오래된 연장통’이란 특이한 제목과 표지의 묘한 그림 때문에 고르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에서 출판된 진화심리학에 가장 정통한 사람이 쓴 책이 아닐까 싶다. 다 읽고서야 하는 말이지만 진화론의 입장에서 우리가 하는 단순한 행돌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진화심리학은 정말 매력적인 학문이다. 나는 무의식 중에 행했다고 생각한 그 행동들이 사실은 의미가 있으며, 또 일관되게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여담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연구해볼만한 동물은 인간이지 않나 싶다.
읽으면서 가장 흠칫한, 놀랐던 부분인데.
‘ 자율적인 이성이 어떤 행동이 옳고 그른지 냉철한 도덕적 판단을 내려준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그러나 마치 우리는 다짜고짜 민준의 행동이 그르다는 판단을 내린 다음에, 그 판단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사후에 어떻게든 찾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 – 본문 p188
그 사람은 나빠! 라고 말하면서 왜? 라고 반문하면 대답하지 못하는 우리는 냉철한 이성을 전혀 가지지 못한 체 그냥 감정에 휘둘리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