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소설 같지만 희곡이라 말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희곡이라 장담할 수 없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작품이다. 사방이 온통 거울로 되어있는 곳에 남녀 둘이 갇혀 있는 채 시작하고, 장소가 전혀 바뀌지 않은 채 남녀 둘이서 대사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지구가 멸망한 후 외계인에게 붙잡힌 두 남녀의 대화가 이 이야기의 전체이다.
개인적으로 이야기 자체에는 관심이 있었고 책장도 술술 읽혔지만, 희곡이다보니(다 보고 나서야 알았지만) 끝에서 참 알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다. 내용이 없어서랄까… 아무튼 후에 나오는 지은이의 대작(개미, 나무 등)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작품이고, 그래서 더 의미있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