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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되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EBS 채널에서 보았던 한 다큐멘터리가 생각이 났다. 그 다큐멘터리는 ‘하나뿐인 지구’의 3부작 중 하나인 ‘물건 다이어트’ 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그것이 스스로 정해둔 특별한 목표일수도 혹은 어떠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평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것이 우리에게 정말로 가치 있고 필요한 것들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러한 생각을 깊게 해본 적이 없다. 그저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면 그것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렇게 모으고, 모으다 보니 어느새 내 공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물건들을 정말 좋아하고 잘 사용하고 있는 게 맞을까? 대답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 물건이 갖고 싶었을 뿐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 물건들을 단지 ‘소유’하기만 할 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그것들은 나에게 오면서 제 기능을 잃고 어딘가에 놓여있기만 할 뿐이었다.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면 기분이 어떨까?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나도 어디에서든지 스스로 내 역할을 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단지 머릿수를 채우기 위해 나를 필요로 한 것이라면? 나는 뭐가 되는 것일까?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는 나에게 그러한 생각을 하게끔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 들어온 한 글귀가 있는데 그것은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보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은 곧 새로운 불행을 짊어지는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책의 저자가 말하길 물건은 우리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한다. 따라서 쓸모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즐거움도 있어야 한다. 마음에 안 드는 물건들에 계속 둘러싸여 지내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데 그 물건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으로든 신경을 거스르게 해서 나쁜 호르몬이 분비되는 탓이라고 한다. 그에 반해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은 크나큰 위안과 안도감 그리고 평화를 준다고 한다.  물건을 잘못 고르는 실수를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 마침내 알게 된다고 한다. 잘못 고른 물건이 물건을 제대로 고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선생인 셈이다. 가만히 앉아 내 방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저자의 가르침을 받아 내게 있어 정말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가려보았다. 나는 생각보다 내게 불쾌감을 주는 꽤 많은 양의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내 욕심에 사로잡혀 그저 물건을 단지 ’소유’하고픈 마음에 그것이 필요한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모으기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체 없이 그것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여러 물건들로 가득 찼던 내 방이 점차 비어가는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더 편안해졌다. 마음을 비우고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물건들만 남기다 보니 스스로 만족감이 더 높아졌던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누군가는 말했는데 나도 어느 정도 그 말에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욕심을 한없이 채우려 하다 보면 결국 그것은 나를 갉아먹게 되고, 나는 없어지게 된다. 오늘도 나는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