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서양의 중국풍(Chnoiserie)의 개념을 고찰하고, 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중국의 명, 청나라 시대를 중심으로 중국 전통복식의 형태, 색채, 문양의 특성이 현대 패션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중국풍이란 서양의 관점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중국의 영감을 받아 나타난 모든 스타일로 정의하였다. 본 연구의 진행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중국풍의 개념을 고찰하고,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전통복식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그 조형적 특성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유럽패션의 중심지인 파리 컬렉션을 중심으로 1646점의 연구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의 분석을 통해 중국 디자인 특성의 분석을 위한 기준을 선정하고, 의류학 관련학과의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8인에 의해 1차 분석된 440점의 사진자료를 최종 연구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즉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전통복식을 형태, 색채, 문양으로 분류하였다. 형태는 스타일과 실루엣, 디테일로 재분류하고, 스타일은 마괘, 마갑, 복대, 오, 군(치마), 일자투(머리장식)로 나누었으며, 디테일은 원령, 입령, 대금, 일자금, 비파금, 대수, 착수, 마제수로 나누었다. 색채는 유채색으로 청색, 적색, 황색, 녹색, 자색, 무채색으로 흑색, 백색으로 나누었다. 문양은 크게 동물문, 식물문, 복합문으로 분류하고 동물문에는 용과 봉황, 나비, 호랑이, 물고기 등이 해당되며 식물문은 모란, 당초, 매화 등이 해당되고, 복합문은 물결, 구름, 점·선, 기하, 문자 등이 포함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최근 10년간 중국풍 디자인 특성이 나타난 파리 컬렉션의 자료 440장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2009년 이후에 꾸준히 중국풍의 영향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2008년 8월에 중국에서 개최된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에 관심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패션에 있어서도 중국풍의 영향이 되살아난 것으로 예측된다. 시즌으로 살펴보면, 2007년과 2011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서 S/S 시즌보다 F/W 시즌에 중국풍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재킷이나 코트의 여밈과 디테일에서 중국 전통복식의 조형적 요소가 적용되어 나타났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디자이너별로 분석한 결과는 Leonard와 Shiatzy Chen과 같은 중국계 디자이너가 중국풍 특성을 현대 패션에 가장 잘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Dries Van Noten과 Valentino, 그리고 Jean Paul Gaultier와 같은 유럽계 디자이너들도 중국풍 디자인 특성을 현대 패션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Aesuro Tayama, Andrew GN, Kenzo와 같은 아시아계 디자이너들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중국풍 디자인 특성을 활용하고 있었다. 둘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중국 전통복식의 형태로는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 남녀가 공용으로 즐겨 입던 괘(68.4%)와 오(20.9%)의 스타일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었으며, 명나라의 비갑과 배자, 그리고 청나라의 장오에 해당하는 H형 실루엣(82.1%)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한편 세부형태선 중에서는 차이나 칼라의 형태인 입령(31.5%), 좁은 소매형태인 착수(25.3%), 세로직선 형태의 여밈방식인 대금(20.5%), 원목둘레선을 의미하는 원령(7.7%), 통이 넓은 소매형태의 대수(7.0%), ‘ㄷ’자 형태의 여밈방식인 비파금(7.0%)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령은 본 연구뿐만 아니라 타 선행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옴으로 인하여 두드러진 중국풍 디자인 특성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금과 착수는 현대 패션에 있어서 기능적으로 편안하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중국 전통복식의 색채로는 무채색 흑색(30.1%)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백색(10.8%)으로 나타났다. 유채색의 경우는 청색(21.2%), 황색(15.4%), 적색(11.1%), 녹색(6.8%), 자색(4.6%)의 순서로 나타났다. 다른 선행연구의 결과와 비교해보면, 중국풍 색상으로 무채색인 흑색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은 본 연구결과와 동일하였으나, 유채색의 경우는 청색을 선호하는 유럽계 디자이너에 비해 중국계 디자이너들이 자색과 적색을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실제로 중국 사람들이 적색을 길상으로 생각하고 많은 장식품과 예복에 사용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유럽이나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 디자이너들이 중국시장의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적색을 현대 패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넷째, 현대 패션에 나타난 중국 전통복식의 문양으로는 식물문(46.1%), 복합문(32.9%), 동물문(21.9%)의 순으로 나타났다. 식물문양 중에서는 모란문이 가장 많이 나타났고 당초문과 매화문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모란문은 중국의 국화로 길상, 다복, 다귀를 상징하는 뜻으로 많이 이용된다. 동물문 중에서는 용문, 새문, 봉황문의 순서로 많이 나타났다. 복합문에서는 기하문과 점·선문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살펴보면,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전통복식 중에서, 형태면에서는 실루엣인 H형 실루엣과 괘의 스타일, 차이나 칼라로 대변되는 입령의 디테일, 색채면에서는 무채색으로서의 흑색과 유채색으로의 중국 도자기의 색으로 대변되는 청색, 그리고 문양면에서는 모란과 당초, 매화를 비롯한 식물문양이 현대패션에 나타난 대표적인 중국풍 디자인 특성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중국풍이 유럽의 관점에서 생겨난 개념이기 때문에 중국의 외부에서 해외 디자이너들이 활용한 중국풍 디자인 특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이다. 그러나 세계 패션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앞으로의 연구는 서양 중심의 관점이 아닌 중국인들이 인식하는 중국풍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중국의 예술과 전통복식을 고찰함에 있어서 그 범위가 너무나 방대함으로, 중국 전통 문화와 전통복식은 중국의 전(全) 시대를 연구대상으로 하지 않고 명나라와 청나라의 전통복식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분석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정의한 중국풍이 유럽에서 시작한 개념이고, 시작된 시기에 해당하는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이기 때문에 이를 연구대상의 범위로 한정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중국 전시대의 전통복식을 활용한 중국풍 디자인 특성으로 일반화를 시키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후속 연구로는 진나라,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 등 명, 청나라 이전의 시대뿐 아니라, 청나라 말기 이후의 근대시기의 전통복식도 고찰함으로써 현대 패션에 영향력을 끼치는 중국풍 특성의 더욱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 아울러 본 연구결과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 한국 패션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있어서 디자인 및 상품기획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 디자이너들이 서양 무대에 진출할 때에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중국풍 디자인 특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