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한 신남철은 남한 출신 지식인으로 비판받아 숙청되었다. 북한에서 신남철에게 붙여진 낙인은 ‘자유주의’였다. 남한에서 신남철에 대한 평가는 이중적이다. 친일 비평가라고 비판하기도 하며 마르크스주의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는 구체적인 신남철의 내면 의식을 드러내지 못한다. 모두 한편으로 치우친 낙인일 뿐이다. 본 논문은 정체성의 문제를 그가 주장하는 주체의 문제와 함께 논의할 것이다. 신남철이 말하는 아고니아(agonia)의 인간형을 핵심적 주체론으로 논의하려고 한다. 아고니아의 인간은 조선인 되기, 동양인 되기, 일본 제국인 되기를 넘어 세계인 되기를 먼저 지향한다. 세계시민으로서 코스모폴리탄적 의식을 지니며 비극적인 역사를 명랑성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 아고니아의 주체가 만드는 새로운 삶의 양태이다.
When Shin Nam-Cheol (신남철) went to North Korea, he was criticized as an intellectual from the south and purged. In North Korea, he was accused of liberalism. In South Korea, the evaluation of Shin Nam-Cheol is twofold. He is criticized as a pro-Japanese critic and is regarded as a Marxist. This evaluation does not reveal the specific inner consciousness of Shin Nam-Cheol; rather, it is a one-sided judgment. This paper discusses the issue of identity and the problem of the subject in Shin Nam-Cheol’s thought. It analyzes the human form of Agonia, which Shin Nam-Cheol refers to as the core of his theory of the subject. The human being of Agonia aims to become a cosmopolitan individual, rather than a Korean, Japanese, or Asian citizen. As a global citizen, living a tragic history with a cosmopolitan consciousness without losing cheerfulness and hope is a new aspect of life created by Agonia’s sub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