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교과서에서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가전체(假傳體) 소설 중,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여 고전에 대한 재인식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선조들의 생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용국전(女容國傳)」을 대상으로 그 교육적 활용 방안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먼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가전 및 가전체 소설의 교육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가전에 대한 설명이 소략하였고, 학습 활동의 제재로 다뤄지는 경우도 매우 적었으며, 학습 활동이 가전의 특성을 드러내는데 한계를 보였다. 또한, 가전체 소설은 그 설명이 빈약하였고, 학습 제재로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상을 보완하고자, 본고에서는 「여용국전」을 대상으로 하여 가전체 소설의 교재화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여용국전」은 가전과 달리 여러 인물의 대립 속에서 인과적 플롯을 갖추어 서사적 갈등을 구현하고 있기에 가전체 소설의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의인화의 기법으로 흥미를 제공하고, 조선 시대의 화장 문화에 대한 묘사가 풍부하며, 외면 관리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작품은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하고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바람직한 인격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문학의 수용 및 생산의 측면에서 네 가지의 교육 요소를 제시하였다. 첫째, 외면과 내면의 상호작용을 통한 인격 형성에 대한 이해이다. 단순히 화장도구를 바탕으로 불순물의 적당을 퇴치하는 모습을 통해 외면을 관리하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외면 관리를 통해 그와 상호작용하는 내면의 아름다움도 함께 가꾸어 바람직한 인격 형성을 의도하고 있다. 둘째,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한 조선 시대 규중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여용국전」에 나타나는 조선 시대의 화장 문화를 고찰함으로써, 우리 화장 문화의 전통과 조선 시대 규중 문화의 일면을 탐색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의 바느질 도구를 소재로 삼아 조선 시대의 침선(針線) 문화를 보여주는 「규중칠우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와 「조침문(弔針文)」을 「여용국전」과 함께 읽음으로써 학습자는 조선 시대 여성 생활을 비롯한 조상들의 생활 문화를 간접체험할 수 있다.셋째, 매체 변환을 통한 작품의 창의적 표현 및 심미적 가치에 대한 이해이다. 「여용국전」을 웹툰 「여용국평란기」와 비교·대조함으로써 고전 작품의 매체 변환을 통한 작품의 창의적 표현과 심미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두 작품이 공유하고 있는 핵심 서사의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문자로 형상화하는 고전 작품과 시청각 매체로 형상화하는 웹툰의 특성을 대조함으로써 고전 작품 및 웹툰의 창의적 표현 양상과 그 심미적 가치를 탐색하여 현대에서 살아 숨 쉬는 고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넷째, 새로운 시각과 주체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작품의 재구성 및 창작이다. 이는 문학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여용국전」을 바탕으로 학습자의 생활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물을 참신한 시각에서 관찰하고, 각 사물의 가치와 의의를 탐색하여 이를 작품으로 재구성하거나 창작하는 활동을 통해 학습자는 사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반성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이와 같은 교육 요소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여용국전」을 교재화하여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교재화의 대상으로 삼아, 문학의 생산과 수용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문학의 수용과 관련하여, 「여용국전」의 내용 및 형식적 특성을 고찰하고, 조선 시대 규중 문화를 탐색하며, 웹툰과의 대조를 통해 각 매체에 따른 특성을 분석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문학의 생산과 관련하여서는 자신이 잃어버렸던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는 작품을 창작하여 사물을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보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반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수·학습 방안에서는 학습자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하브루타, 골든벨 퀴즈, 월드 카페, 갤러리 워크 등과 같은 다양한 수업 기법을 활용하여 실제적이면서도 학생 참여 중심이 이뤄질 수 있는 수업 방향을 모색하였다.본 연구는 현행 교과서에 나타난 가전 및 가전체 소설에 대한 교육 현황을 점검하여 그 문제점을 살펴봄으로써 개선 방향을 모색하였으며, 「여용국전」을 교재화하여 가전체 소설에 대한 교육적 방향을 강구하는 한편, 작품에 드러난 조선 시대 화장 문화를 고찰해 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가전 및 가전체 소설과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이 활발히 지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