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익숙함 속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보통날을 살아가는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일상의 사소함은 가치가 있다. 본 연구자는 일상이 단순한 하찮은 것이 아닌, 지극히 구체적인 것으로 삶의 역동성을 생생히 담고 있다는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1901~1991)의 일상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도 변두리, 주변에 있는 대상에 주목한다. 다리 하나를 잃은 길고양이, 야간작업에 힘쓰는 노동자들, 등이 구부러진 노인, 밤샘 영업을 마치고 길가에 덩그마니 서 있는 포장마차, 쓰레기를 싣는 리어카…… 누구라도 그렇듯이 보통날, 일상의 하루는 예쁘지도 잘나지도 않다. 그래서 연구자는 특별할 것 없는 하루, 그 속에서 무관심한 듯 스쳐지나가는 소재를 그린다. 그림 속 이야기들이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떨어져 있듯이 본 연구자 또한 늘 삶의 주변에 자리해왔다. 새로운 세계를 억지로 만들어 새로운 이야기라고 우기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세계의 중심에서 주변인이 되어 세상을 상상하는 것. 그것이 연구자의 그림이다. 현대사회의 일상은 자본주의의 특성과 모순으로 인해 소외현상을 낳았다. 소외에 대한 주제는 인간뿐만 아니라 사회, 사물, 자연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연구자는 인간과 사물에 대한 소외현상에 관심을 갖고 그 문제가 예술에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작업을 통해 극복방법을 말한다. 때문에 연구자의 작품은 소외된 대상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의 소외현상을 바라보며 새롭게 찾은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가 말한 삶의 ‘리듬’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는 현대인의 일상과 삶의 현장에서 보여지는 리듬을 관찰하고 그 리듬을 만들어내는 삶의 긍정 에너지를 작품을 통해 구현해 내고자 한다. 그 의연한 삶의 태도는 미술을 탐구하고 실천함에 있어서 연구자가 지녀야 하는 태도와도 연결된다. 연구자는 작업을 위한 과정으로 일상에서 사진을 채집한다. 본 논문에서 취사선택한 사진을 회화적으로 화면 구성하는 방법을 작품을 통해 설명한다. 붓질의 다양한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회화성, 대상에 힘을 실어주는 색채의 대비와 변조를 통해 조형적인 리듬을 설명한다. 본 논문을 통해 연구자의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과정과 스스로 깨닫게 된 미적 가치를 설명하고자 했으며, 본 논문은 연구자 본연의 감각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온 자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