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노인의 비율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아동 역시 노인을 부양해야 할 세대에만 속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과 함께 생활하며 언젠가 스스로 노인이 될 세대이기도 하다. 아동기는 노인에 대한 인식을 형성해 가는 중요한 시기이며 아동들이 가진 노인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는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동들이 매일 접하는 교과서는 노인에 대한 인식 형성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하나의 매체로서 그 중요성을 지닌다. 교과서에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미래 사회에 구현되어야 할 노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담겨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편찬한 교육과정이 구체적으로 교과서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분석해 보는 과정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이 시점에서 초등학교 교과서가 노인을 어떤 방식으로 이미지화하였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고령화와 노인 인구를 교과 내용으로 다루는 초등학교 3, 4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노인에 대한 이미지를 활동, 능력, 관계 이미지로 나누어 살펴보고, 이러한 이미지 재현이 갖는 의미와 문제점을 논하고자 질적 내용분석의 연구 방법으로 살펴보았다. 3명의 코더(coder)가 연구에 참여하여 3, 4학년 사회 교과서 속 텍스트와 삽화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과서에서 노인은 가족 내에서 역할을 지니고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교과서에서 노인은 일·직업 활동과 자기 계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교과서에서 노인은 전통문화 지식을 지니고 이를 젊은 세대에게 전수해 주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넷째, 교과서에서 노인은 젠더, 계급, 인종에서 중립적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은 국가 사회적 차원에서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섯째, 노인은 촌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과서에 실린 노인의 특성은 가족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교과서에서 노인의 모습은 활동 이론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교과서에서 노인은 전통을 전수하고 교육하는 사회적 역할이 있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넷째, 노인 내부의 이질적 속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서 노인은 획일적이고 동질적인 집단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교과서에서 고령화 사회 관련 내용은 개인적 차원에서 학생의 삶과 연결되어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적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섯째, 촌락 지역에서 노인이 등장할 때는 고령화라는 맥락과 함께 촌락의 문제점이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