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라깡 『세미나 7: 정신분석의 윤리』에서 다루는 여러 개념과 주제 중 사물(das Ding) 개념과 안티고네 분석을 중심으로 라깡 이론을 탐구하고, 정신분석의 윤리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세미나 7』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으로서 사물(das Ding) 개념을 정신분석이 태동하던 시기의 프로이트의 글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찾아 라깡에 이르러 재해석 되는 부분까지 탐색한다. 라깡은 프로이트적 사물을 상징적 구조 속에 넣어 기표화 시킨며, 라깡에게 사물이란 도달할 수 없는 완전한 충족을 상징하는, 사후적으로 재구성된 대상을 의미한다. 사물이 상실되고 욕망의 주체가 탄생하는 것을 라깡은 『세미나 7』에서 정신분석의 윤리이자 ‘욕망의 윤리’로 정의한다. 이때 안티고네는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절대적 욕망의 주체로서 윤리적 주체이다. 라깡에게 안티고네가 윤리적인 이유는 자신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폴리네이케스를 묻어주겠다는 그녀의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이다. 안티고네는 그녀에게 유일하고 대체불가능한 폴리네이케스를 묻어줄 수 있는 주체가 됨으로서 라깡에게 ‘절대적 개별성’의 존재가 된다. 더불어 라깡은 안티고네가 폴리네이케스를 묻어주기로 결정했을 때 이미 자신의 죽음을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녀를 자율적 주체로 본다. 라깡은 안티고네 해석에 의거해 안티고네에게 윤리적 주체인 동시에 미적 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며, 또한 정신분석의 윤리를 비극적 윤리라 칭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라깡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이어진 선의 윤리를 미의 윤리를 통해 비판하고, 공리주의적 사유로 전승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선의 윤리를 승화의 윤리로 대체하려 한다. 라깡은 『세미나 7』의 도입부에서 죽음충동과 정신분석의 윤리의 관련성을 드러내며 프로이트적 의미의 죽음충동을 자신의 욕망 개념을 통해서 재해석한다. 정신분석에서 승화는 항상 (죽음)충동과 관련 되어 있다. 프로이트의 승화 개념은 근본적으로 성적인 충동 에너지의 목적을 성적이지 않은 활동으로 바꾸는 것으로서 그 대상은 항상 가변적이다. 또한 라깡은 『세미나 7』에서 승화를 ‘대상을 사물의 위엄으로 올리는 것’으로 표현하며, ‘대상 그 자체의 변화’를 강조한다. 본 연구는 프로이트와 라깡의 승화를 이해하는 맥락에서, 라깡이 강조하는 ‘대상의 변화’가 프로이트적 승화에서 충동의 목적이 변할 때의 가변적 대상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물론 프로이트와 라깡이 강조하는 지점은 서로 다르지만, 승화의 흐름과 대상의 측면에서 보자면 그 차이가 엄밀히 구분되지 않게 모호하다는 것이다. 라깡이 『세미나 7』에서 정신분석의 윤리와 관련하여 다루는 칸트의 도덕법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이어지는 전통적 윤리관, 벤담의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에는 그 양면성이 드러난다. 또한 라깡이 정신분석의 윤리를 욕망의 윤리, 비극적 윤리, 승화의 윤리 등으로 정의 내리는데 때때로 그의 이러한 윤리에 대한 이론들이 서로 모순되거나 모호한 개념을 생산해 낸다. 이에 본 연구자는 『세미나 7: 정신분석의 윤리』가 가진 이론 내부의 모호성과 모순성을 지적하며, 앞으로 ‘정신분석의 윤리’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실천적 맥락에서의 사회적 ․ 개인적 의미를 가진 윤리로 재사유하길 제안한다.
The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explore how Jacques Lacan formulates the ethics of psychoanalysis, using as an guiding thread his concept of Thing(das ding) and his analysis of Antigone. Lacan considers the Thing as an inaccessible Beyond which is retrospectively constructed. The ethics of psychoanalysis or the ethics of desire articulated in Lacan's seminar The Ethics of Psychoanalysis begin with the subject's taking the empty place which is presupposed to be occupied by the Thing. Antigone is an ethical subject who never gives up her desire. In terms of the determination to bury Polyneices unique and irrepaceable to her, Antigone becomes the subject of 'absolute individuality' Bearing in mind the possibility that Antigone as an ethical subject can be identified with an aesthetic subject, Lacan calls the ethics of psychoanalysis the ethics of tragedy. Lacan criticizes Aristotelian ethics of Good, and he tries to replace the ethics of Good with his ethics of sublimation. What interests us in this context is that Freud defines the concept of sublimation as the way in which sexual energy is transformed into an artistic activity and intellectual exploration, whereas Lacan elaborates it as a fundamental gesture to raise an object to the dignity of the Thing. Rereading Kant, Aristotle, and Bentham, Lacan reveals how singular his own ethics of desire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