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2000년대 이후에 등장한 한국 다큐멘터리가 진실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미학적 현상, 즉 사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모호하고 유동적이며 불확실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에 대해 주목한다. 본고가 이처럼 불확실한 진실이라는 현상에 집중하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실이라는 개념에 균열이 내재하고 있을 때, 성취할 수 있는 역사적 가능성을 살피기 위함이다. 정리하자면 본 논문은 항구화된 사실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이하는 일종의 생성이라는 개념에 기대어 역사에 대해 논함으로써, 공적인 역사 이면에 가려진 진실들을 조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본문의 Ⅱ장은 독단적인 형태의 진실을 논하는 역사주의와 불확실한 형태의 진실을 논하는 들뢰즈와 벤야민의 역사관을 비교한다. 이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들뢰즈가 사유의 독단적 이미지와 비판적 이미지라고 지칭한 두 가지 형태의 인식 구조를 통해, 항구적인 형태의 진실이 내재한 위험성을 폭로함과 동시에 불확실성을 내재한 채 끊임없이 변이하는 생성으로서의 역사가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핀다. 이러한 가능성을 살피는 과정에서 본고가 집중하는 것은 영화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영화는 다른 예술들과 분별되는 두 가지 형태의 특징을 갖는데, 첫째는 카메라의 렌즈라는 존재 덕분에 비인간적 지각이 가능하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영화의 쇼트가 하나의 기표로 포섭되지 않는 존재라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영화는 다양한 기호들의 조합에 의해 끊임없이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메타-우주 시네마를 형성한다. 그러나 들뢰즈의 지적처럼 파시즘의 등장과 함께 영화는 이데올로기를 피상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심리적 자동기계로 전락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 네오리얼리즘을 시작으로 등장한 모호하고 겨누어진 새로운 형태의 진실, 즉 시간-이미지의 출현과 함께 들뢰즈는 영화가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되살린다. 본고는 이와 같은 시간-이미지의 영화를 살피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실의 문제와 관계 맺는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시간-이미지가 역사와 관계 맺는 방식과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핀다. 이후 Ⅳ장은 다큐멘터리의 시간-이미지가 성취할 수 있는 것을 논하는 과정에서 2000년대 이후 한국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분석한다. 이때 분석의 대상이 되는 한국 다큐멘터리는 특정 사건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밝혀내는 액티비즘 형태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가 뒤섞이고 모호한 형태의 진실이라는 불확실한 세계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이와 같은 2000년대 이후 한국 다큐멘터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현재와 과거의 식별 불가능성’, ‘진실과 거짓의 결정할 수 없음’, ‘안과 바깥의 대면’이라는 세 가지 유형을 통해 각각의 다큐멘터리를 살핀다. 이 세 가지 유형은 들뢰즈가 시간-이미지의 결정적 특징으로, 이 세 가지 특이성을 중심으로 각각의 다큐멘터리를 분석함으로써 시간-이미지가 성취할 수 있는 역사적 가능성을 조우한다.
The thesis focuses on the aesthetic phenomenon that crosses fiction and non-fiction in the process of describing the truth, that is tendency to regard the truth as ambiguous, fluid, and uncertain rather than representing facts in Korean documentaries since 2000s. The reason why this thesis focuses on the phenomenon of such an uncertain truth is to discuss the historical possibilities that can be achieved when cracks are inherent in the concept of truth due to uncertainty. To summarize, this thesis aims to encounter the hidden truths behind public history by leaning not on established facts, but on the constantly mutating concept of 'becoming'.Chapter II of the thesis compares historicalism that discusses dogmatic forms of truth with Deleuze and Benjamin's view of history that discusses uncertain forms of truth. In the process of comparing this, through two forms of recognition structures that Deleuze referred to as dogmatic and critical images of thought, It exposes the dangers inherent in a permanent form of truth and examines the possibilities that history can achieve as a becoming with uncertainty inherent. In the process of examining this possibility, this thesis focuses on films. According to Deleuze, film have two different types of characteristics that are distinguished from other arts: first, inhumane perception is possible thanks to the presence of a camera lens, and second, the film’s shot is not embraced as a single symbol. Thanks to this feature, the film forms a meta-space cinema that constantly expands the world by a combination of various symbols. However, as Deleuze pointed out, with the advent of fascism, the film degenerates into a psychological automatic machine that superficially repeats ideology. Nevertheless, with the emergence of a new form of truth, time-image emerged, starting with post-war neo-realism, Deleuze revived faith in the possibilities that the film could achieve. In the process of examining such time-image films, this paper examines the way time-image relates to history and the possibility to achieve by targeting documentaries that inevitably relate to facts.Afterwards, Chapter IV analyzes Korean documentaries since the 2000s in the process of discussing what time-image of documentaries can achieve. At this time, the Korean documentary, which is the subject of analysis, does not take the form of activism that reveals the obvious truth about a particular event, but presents an uncertain image of the world that the present and the past are mixed and ambiguous. In the process of analyzing Korean documentaries since the 2000s, each documentary is examined through three types: 'unidentifiable present and past', 'unable to determine truth and false', and 'inside and outside face-to-face'. These three types are the defining characteristics of time-image, and they encounter historical possibilities that time-image can achieve by analyzing each documentary around these three specific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