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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에 나타난 괴물의 인간적인 욕망
저자/역자
메리 셸리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2-06-18
독서시작일
2023년 09월 20일
독서종료일
2023년 10월 01일

Contents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 <프랑켄슈타인>에 나타난 ‘괴물’의 ‘인간’적인 욕망 –

1. 서론

<프랑켄슈타인>은 액자소설의 형태로 나타나며, 작품의 서막과 결말이 월턴 선장(Captain Walton)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월턴은 자신의 탐험적인 여정 중에 누이인 사빌(Saville) 부인에게 여러 편지를 발송하며 그의 모험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편지들은 독자에게 작품의 배경과 주요 배경을 소개하는 동시에, 월턴의 화자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월턴은 북극 탐험 중에 빅터 프랑켄슈타인(Victor Frankenstein)을 만나게 되는데, 빅터는 월턴에게 자신의 과거와 그가 창조한 괴물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중첩된 구조 안에서, 빅터는 자신의 절친 헨리 클레르발(Henry Clerval)과 함께 과학적 연구와 실험을 통해 생명을 부여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빅터와 헨리는 당대의 지식과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가진 지식인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빅터의 실험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그가 창조한 괴물은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창조자인 빅터에게서 받아야 할 권리에 대해 묻게 된다. 괴물은 자신과 같은 동족, 즉 괴물 여성을 창조해달라고 빅터에게 간청하지만, 빅터는 그 요구를 거부한다. 이로 인해 괴물의 분노와 복수가 시작되며, 곧 인간의 창조와 책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유발한다.

2. 본론

빅터와 그의 창조물인 괴물 간의 관계는 <프랑켄슈타인>의 중심적인 내러티브로서, 빅터의 교만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반영하며 괴물의 딜레마와 갈등을 드러낸다. 괴물의 창조 이후, 그의 정당한 요구는 빅터에 의해 무시되고 거부당하며, 이로 인해 괴물은 사회적 소외와 고립의 감정을 겪게 되고, 이러한 감정은 괴물의 극도의 분노와 복수로 번져나간다. 이러한 관계의 역전은 괴물이 빅터에게 자신의 요구를 명령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은 셸리가 당시 가부장 사회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방법일 수 있다. 빅터는 잉골슈타트 대학에서 월드만 교수의 영향을 받아 전통적인 철학에서 벗어나 현대 화학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과학적인 탐구는 그에게 생명의 기원에 관한 깊은 이해를 주게 되며, 이를 통해 \”생명 부여의 능력\”(Shelley 33)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빅터의 이러한 능력은 교만한 태도로 인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의 창조물은 기대와 달리 흉하게 되어 사회의 가치와 전통을 위협하는 괴물로 여겨진다. 빅터의 교만함은 그가 자신을 신의 위치에 놓고 생명을 창조하는 행위를 통해 드러난다.
빅터는 납골당에서 발견한 사체들의 조각들을 합쳐 괴물을 창조하였다. 이 사체들은 각기 다른 개체에서 추출된 조각들로서, 빅터의 손에서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생되었다(Franco 80). 그러나 이렇게 창조된 존재는 조화롭게 조합된 생명체가 아니라, 일종의 조각품처럼 죽은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인식을 받게 된다(Collings 199). 이 새로운 생명체의 외모는 그저 흉측한 몰골의 꼴이었다. 그의 괴물 창조의 결과에 충격을 받은 빅터는 그 존재를 버리고 도망친다. 그 후, 그는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 악몽에서는 약혼녀인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그의 어머니인 캐롤라인의 이미지로 바뀌어 나타난다(58). 여기서 캐롤라인과 엘리자베스는 19세기 가부장 사회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여성 인물들로서, 괴물의 이미지와 여성의 사회적 위치 사이의 관계를 반영한다. 빅터, 당시의 대표적인 남성 지식인, 의 시각에서 본 여성의 이미지는 외부의 타자로서, 괴물과 유사하게 인식될 수 있다. 가부장 사회 내에서 남성은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이유로 이들을 차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강준수 175). 빅터가 괴물에게 삶의 기회를 준 것처럼, 그는 그의 외모와 특성 때문에 그를 혐오하고 소외시킨다. 이러한 빅터의 반응은 그가 괴물에 대한 지배를 합리화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괴물은 자신의 존재를 무시하는 이 세계, 특히 그의 창조자인 빅터를 탓하며, 그에게 책임과 의무를 완수해 달라고 요구한다.
괴물, 8피트의 거대한 존재로 태어났지만, 그의 창조자인 빅터에게 완전히 버림받게 되면서 세상에서 고립된다. 빅터는 괴물을 완전히 감추려 노력했고, 이로 인해 괴물은 사회와의 연결이 완전히 끊기게 된다. 그의 존재는 감춰지고, 심지어 자신의 이름조차 받지 못한다(Moers 218). 그러나 괴물은 복수의 불길을 품게 되면서 그의 감정은 극도로 격화된다. 빅터는 그의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며, 가족들의 죽음 이후에도 절친인 클레르발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고, 오직 월턴에게만 비밀을 털어놓는다. 이렇게 빅터와 월턴 사이에는 특별한 공통점들이 발견된다. 첫째, 두 사람 모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데 서툴다. 둘째, 이 둘 모두 특유의 개인적 성향과 성격을 지니고 있다. 셋째, 둘 다 타인에게 책임을 도맡게 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선상에서 반란이 발생할 것 같은 상황에서 빅터는 선원들의 책임을 들어 월턴을 비난하며(164), 반면 월턴은 괴물의 복수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믿음 아래 괴물에게 전적인 책임을 돌린다(168). 이렇게 둘 다 상황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괴물이 겪게 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나 고민보다는, 상황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에 대한 결과로, 빅터와 월턴은 책임 회피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괴물의 고통과 외로움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그의 이러한 이기적이고 자아 중심적인 행동은 괴물의 복수심을 촉발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 ‘괴물’의 이야기는 그저 단순히 이야기 속의 인물만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중요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3. 결론

괴물, 그의 이름만으로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흉포함, 무시무시함, 그리고 위협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그의 내면에는 인간과 다름없는 깊은 감정의 세계와 인간적인 욕구가 숨겨져 있었다. 이 감정의 세계는 그의 창조자, 빅터에게서 얻고자 했던 사랑과 인정의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외모의 특이성과 그로 인한 사회의 편견은 그를 더욱 깊은 외로움과 고립 속으로 밀어넣었다. 빅터와 월턴, 이 두 주요 인물은 야망과 자아 중심적 생각에 빠져, 괴물의 복잡하고 세밀한 감정을 거의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결국 괴물에게 더욱 깊은 상처를 주며, 그의 복수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지만, 이 복수심의 뒤에 숨겨진 것은 그의 인간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절박한 욕망이었다는 것을 왜 알아채지 못했는가. 이러한 사건의 연속은 인간의 깊은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 얼마나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본다. 우리는 괴물의 슬픈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 물론 이들의 외모나 배경이 어떠하든, 서로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참고문헌

강준수, 「<겨울왕국>(Frozen)에 나타난 여성의 젠더 정체성 연구」, 『인문콘텐츠』 37, 인문콘텐츠학회, 2015, 173-192쪽.
Collings, David. “A Lacanian Reading of Frankenstein.” Frankenstein. Ed. Johanna M. Smith. Boston: St. Martin, 1992, 245-258.
Franco, Dean. “Mirror Images on Otherness in Mary Shelley’s Frankenstein.” Literature and Psychology 44 (1998): 80-95.
Moers, Ellen. “Female Gothic: The Monster’s Mother.” Frankenstein. Ed. Paul Hunter. New York: Norton, 1996, 208-213.
Shelley, Mary. Frankenstein.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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