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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 쌓아져 있던 내 모래성들은, 파도에 녹아 단단한 등대를 만들었기에.
저자/역자
오히라 노부타카
출판사명
세종서적
출판년도
2016-04-28
독서시작일
2021년 07월 21일
독서종료일
2021년 07월 21일

Contents

자신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얼마나 존재할까, 요즘 서점 베스트셀러는 힐링에세이류가 점령했다. ‘00해도 괜찮아’라며 위로해주는 글들을 보며 사람들은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 나 또한 힐링 에세이 서적들이 많다. ‘읽을 때면 맞아,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싶다가도 책을 덮어버리면 다시 갈피를 잃어버린다. 그럴 때마다 책이 제시한 방법은 저자만의 해결방법인데 나에게 적용하기엔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상황도 다른데 나를 꿰뚫어 위로해주는 책은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때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머뭇거리는 이들을 위한 작은 가르침’이라는 말에서 간파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캐치프레이즈가 과장된 것 같았다. 보통 자기계발 서적은 읽고 나서 실천하는 것에 머뭇거릴 때가 있다. 나 또한 거창한 부제와 방법들을 보고 지레 겁먹고 저자의 성공담만 정독하곤 했다. 그러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경시하고, 저자의 성공담 즉, 내가 당장 이뤄낼 수 없는 것에 중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책 또한 ‘그렇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솔루션을 건네는 방식이 남달랐다. 바로 스스로 바뀌는 방법을 제시했다. 저자는 내가 생각했던 자기계발 서적의 한계를 꼬집듯 ‘10초 액션’을 강조했다. 10초 액션이란 10초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만들며, 말 그대로 나를 바꾸는 연습을 시킨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자주 우울해지는 것이 고민이었다. 책에 제시한 그대로 10초 동안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고, 좌우로 스트레칭을 한번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더니 무엇인가 해낸 느낌이 들었다. 엉켜있던 도미노 사이에서 시작점을 손으로 밀어낸 기분이 들었다. 거창하지도, 의미를 부여한 행동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책을 집었을 때처럼 의심이 들지 않았다. 그때부터 저자를 믿고 나를 바꾸는 연습에 참여했다.

10초 동안 일주일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 10초 동안 스트레칭을 하니 목 뒤가 뻐근했던 것이 풀리기 시작했다. 오후가 되면 찾아오던 두통도 점차 옅어졌다. 스트레칭 하나로 왔다기엔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플라시보 효과 같기도 하다. 그 시발점이 10초 동안의 스트레칭인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한 달 전만 해도 잘 있다가, 갑자기 우울에 휩쓸리는 날들이 많았었다. 파도가 필 때면 모래사장에 쌓아놓은 하루가 무너졌었다. 요즘도 우울의 파도가 친다, 예전과 같은 주기로 찾아온다. 하지만 모래사장에 쌓은 하루가 더욱 견고해져 무너지지 않는다. 나를 알고 난 후 나의 하루는 파도를 이겨낼 수 있는 모래성이 되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은 파도의 주기를 줄이는 법, 강도를 낮추는 법이었다면 이 책은 나 자신을 견고하게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덕분에 우울 때문에 멍하니 앉아있던 시간은, 취미 활동인 미술 시간이 되었고 새로운 분야를 배워나간다는 것이 즐겁고 대견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작은 꼬투리에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다. 매일 같이 파도치던 하루들은 ‘얼마 전만 해도 무서웠지’라며 웃어넘길 수 있다.

모래사장에 쌓아져 있던 내 모래성들은,

파도에 녹아 단단한 등대를 만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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