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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변신을 한다.
저자/역자
카프카, 프란츠,
출판사명
문학동네 2005
출판년도
2005
독서시작일
2019년 05월 16일
독서종료일
2019년 05월 16일

Contents

서평자_ 손혜정 (동아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서평 제목_ 사람은 누구나 변신을 한다. 

, 이리들 와요. 지난 일들은 그만 잊어버려요. 이젠 내 생각도 좀 해주어야지

 

이 책의 주인공인 그레고리 잠자는 어느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 말똥구리인지, 바퀴벌레인지 아니면 딱정벌레인지

모를 무엇으로 변신한다. 이 책의 줄거리는 시작부터 실패한 잠자의 변신으로부터 나온다. 그는 처음에 자신이 벌레로

변한 것을 믿지 못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벌레가 되어서도 오로지 기차를 타고 출장가는 것이 지각 할 까봐 초조해한다. 결국 회사의 지배인이 오게되고 그의 흉측한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도망친다. 이책은 그가 변한 후부터 계속 되는 가족과그레고리 간의 갈등이 주 양상이다. 그레고리가 이제까지 실질적인 가정의 가장이었기 때문에, 그가 벌레로 변신하고부터 가족은 점차 궁핍해져 간다. 그를 돌보는 주된 노동은 17살 여동생 그레테가 도맡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왜 그가 변하였을까가 가장 큰 의문이었다. 책의 결론에 도달하면 그가 변신한 이유를 알게되겠지? 하며 끝까지 읽었지만, 결국 그가 변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고, 나 또한 마지막에 그 원인은 궁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레고리가 변신하고 나서의 가족은 처음에는 걱정하고, 그를 측은해 했지만, 책을 읽는 독자인 나조차 그레고리가 귀찮고 하찮은 벌레인간일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레고리는 대체 언제 죽나’, ‘변신한 걸 어떡한담이라는 생각이 꾸준히 들었다. 마지막 결론에 도달하여 결국 모두가 염원하던 대로 그는 사람이라는 의지를 가지고 말라죽는다.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음식을 거부하든 말든 그레테와 가족들은 신경도 쓰지않는다. 그들에게 그레고르는 귀찮고 성가신 오빠라고도 부르기 싫은 그저 흉측한 벌레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죽고 나서 나는 쾌감을 느꼈다. 이제 앞으로 그레테 가족’ –그레고르의 가족이 아니다은 행복한 미래를 생각할 것이고, 여간 신경쓰이던 존재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며칠 뒤에 어떤 기사를 읽었다. ‘요양원은 현대판 고려장 과연 노령인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라는 제목의 기사였고, 꽤 긴 분량의 기사였지만 기자가 직접 요양보호사가 되어 요양원에서의 체험기를 적은 기사였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요양원에서의 노인들은 스스로 먹지도. 씻지도 못한다. 모든 걸 보호사의 손에 의해 해결하고, 외출이라곤 일체 허락되지 않는다. 요양보호사 1명에게는 13명의 노인이 배치되고 노인들의 일상이라곤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거나, 공허한 눈으로 가만히 앉아있는 것일 뿐이다. 노인들이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지않고 쪼그라드는 노인의 몸은 매트리스 하나를 채 차지 하지 못한다. 그들이 요양원을 나갈 수 있을 때라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뿐이다. 이 기사를 읽고 나는 그레고르 잠자가 생각났다. 변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벌레로 변한 극단적인 그의 모습이 과연 책에서 나오는 소설같은 일일까? 벌레 인간이라는 말은 말도 안되는 소재인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레고르 잠자는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든지 옆에 있는 인간이다. 흉측하고 벌레로 변한 그의 모습은 일상에서 보이지 않는 늙고 병든 노인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늙은 노인들의 모습을 본적이 별로 없다. 왜일까? 모두가 그레테의 시선, 모자를 쓴 세남자의 경멸스러운아니면 호기심 어린눈빛으로 인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레고르 잠자가 조금이라도 나오고 싶어 발버둥 치지만 천장을 기어가는 더러운 행동결국 그는 소파밑으로 숨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나는 모두가 변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젊고 싱그러운 나이지만, 언젠가는 그레고르처럼 서서히 변신해 갈 것이다. 그레고르가 결국 죽고 나서 오히려 가족들은 더욱 주체적으로 자신의 일을 확립해 나간다. 무기력하고 그레고르에게 의지하던 셋은 마치 그가 죽음으로서 독립적으로 되 버린 것처럼 각자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띈다. 오직 그레고르를 말똥구리라는 이름으로 살갑게 대하던 할멈 또한 내보내질 처지가 된다. 과연 이 할멈은 무슨 역할 일까? 그레고르를 진심으로 따스하게 대한 것만은 사실이 아님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할멈 또한 변신을 할 운명이지 않을까.

 

이 작품은 유명하고 몇 번 읽어봤지만, 이렇게 작품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 본적은 없다. 그레고르라는 주인공이 실로 우리의 변신 후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또 한마디 덧붙이자면, 책의 삽화가 너무나 섬뜩하여 읽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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