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우연히
보게 되어 빌려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의외의 흥미를 느꼈던 책이다. 40대 끝줄…아니 지금은 50대 초반이 되었겠다. 인생의 반을
살았다고 믿기에는 작가의 멜랑꼴리한 문체가 징그럽게 느껴졌다. 인간은 본래 욕망을 품고 산다고 하지만, 교수라는 이름으로 대중 앞에 이를
표출하는 것은 아닌지… 어쨋든, 저자는 일본문화의 핵심 키워드가 배려, 결핍, 자학 이라고 말하면서 일본이라는 사회를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해 갔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결핍으로 모성애를 최고의 가치로 품기 때문에 여성의 신체에서 가슴을 강조한다는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유독 부정의 부정이 많은 일본어의 문체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일본 특유의 삶의 방식이 담겨있음에
새삼스러웠다. 이것이 자신의 감정보다는 타인의 감정을 중시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로 나타나며 타인을 배려하지 않을시에는 자학을 하게
된다는 내용은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임에도 동조하게 되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비고츠키의 문화심리학이론을 넘나들며 일본이라는 사회를
종횡무진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작가의 견해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일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반복 재생되는 세미오틱스(기호학의 핵심) p. 26 도덕적 마조히즘 : 타인의 면전에서 자신을 끝없이 괴롭힘으로써 상대방의 자발적 죄책감을
유도하는 고도의 심리적 전략 p. 34 하얀빤스 : 왜곡된 섹슈얼리티의 전형. 동물적 욕구 뿐만 아니라 문화적.미학적 차원의 성적 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기호. 욕구좌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생김 p. 115, 117 어떠한 상호작용의 맥락이든, 권위의 맥락이 먼저 결정된다.
그리고 그 권위의 맥락에 따라 언어의 사용방식은 물론 생각의 방식까지도 결정된다. 더 나아가, 권위의 맥락에 따라 정서적 경험과
표현방식까지도 통제된다. 내 관점과 타인의 관점을 머릿속에서 마음대로 정환할 수 있는 이 관점전환능력은 창의력의 기초가 된다. 창의력이란
현실의 정해진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p. 311 뛰어난 사람 중에
왼손잡이가 많다. 정보를 오른손 잡이들과 정반대로 인식하다 보니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게 된다. 정보를 인식하는 습관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