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현대사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서 서술하면서 좌파세력의 실패를 그들 내부의 문제로 보고 있는
점이다. 즉, 오늘의 진보세력은 내부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50년 전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민주주의 아래에서
강력한 국가권력과 정당의 힘 때문에 눌려서 국민이 반대도 불평도 못하는 그런 상태의 국가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배웠고 따라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 하나하나가 정부를 비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그것이 모여진 것이 야당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현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의 필요성은 더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다만, 저자는 지금의 진보 세력 역시 이념적 현실성과 조직적
단결을 구체화 해 나가지 못하며 분열과 반목의 반복하고 있다고 본다. 현실과 무관한 관념적 사고와 이념적 급진성에 지배되고 있는 그들에게
더 발전된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고 그는 비관한다. 우리사회에서 진보란 기존상태의 변화를 꾀하고 그 변화에 따른 이념적 가치를
부여하여 그것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현재의 자본주의체제 아래에서 진보란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비판과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지향성을 가지며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긍정적인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것임에도 오늘날 대중들에겐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리고 민주주의 진보정당의 역할을 대체 무엇 일까? 민주주의 정당은 시민사회와 국가를 연결하는 일종의
전달매개체로서, 피지배계급의 대변자로서 그 역할을 해야 함을, 또한 피지배자의 사회에 대한 직접적 참여를 유도하면서 민중정치에 그 기초를
두고 정당정치의 전형을 창출하는데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이 마구마구 쏟아진다. 많은 의문들 말이다. 어찌되었건 사회민주주의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