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현대사의
소용돌이에서 매혈을 통해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가장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문화 혁명 등의 격동의 시대에 조금은 미련한 듯, 둔한 듯
허삼관의 인생살이가 서사적으로 이어져나간다. 허삼관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도 보이고 소시민의 모습도 보이고 군중의 모습도 보인다. 피를
팔고 번 돈으로 돼지 간 볶음과 황주를 사먹을 반복한다. 마치 나에게 주는 상인듯, 숙취엔 국밥을 먹듯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매번 허삼관은
늙어 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아버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역사의 격동기도 지나고 삶의 황금기도 지나고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허삼관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