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이야기한다.’
최태성 역사의 쓸모는 이 문장을 가슴 깊이 새기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역사를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닌, 긴 세월 동안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낸 이야기로 바라본다. 그들의 삶에는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는데도 여전히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 담겨 있다. 책 속 인물들은 사랑, 선, 도리, 연대, 성실함처럼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냉소와 된 사회에서 여전히 필요한 따뜻한 가치를 알려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혜경궁 홍씨였다. 그녀는 남편을 잃고 아들 정조와 함께 궁궐에서 쫓겨나는 고통 속에서도 원망과 복수 대신 선함을 선택했다. 그 모습을 보고, 선함이란 단순히 꾸며낸 도덕이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태도임을 배우게 되었다.
정조는 원래부터 태생부터 성왕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책을 통해 정조의 탕평책 이면에는 혜경궁 홍씨가 일생을 통해 알려준 지조와 선의 가르침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의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러울수록 보배로운 네 몸을 보호하거라. 비록 한이 많지만 스스로 착하게 행동하여 아버님의 한을 갚아라.” 이 구절은 혜경궁 홍씨의 품성과 태도를 가장 잘 드러내 준다.
이 구절을 보며, 힘들수록 남을 탓하게 되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녀의 가르침처럼 더 큰 마음으로 이해하고 바르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의 쓸모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삶의 지침서와 같은 책이다.
저자는 역사 속 인물의 삶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치와 시험에 나오지 않는 역사속 뒷이야기를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누구나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한, 단순한 역사적 사건 나열이 아니라, 역사 속 삶의 지혜와 저자의 따뜻한 가르침이 어우러져 나 자기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역사적 사실의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교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역사서를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역사적 뒷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 도서로서의 의의는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의 쓸모]를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삶의 의미를 다시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위대한 영웅의 업적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남긴 작은 발자취가 어떻게 역사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역사는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평범한 내가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고, 혜경궁 홍씨처럼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순간이 바로 역사의 쓸모가 드러나는 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