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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조각의 치즈
저자/역자
조예은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25-07-30
독서시작일
2025년 09월 18일
독서종료일
2025년 09월 25일
서평작성자
김*영

Contents

먹음직스러운 노란색 치즈 표지에 이끌려 집까지 참지 못하고 버스에서 꺼내 읽었다. 읽다가 역겨운 내용에 멀미가 날 것 같아 책을 덮었다. 책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치즈이야기’는 책의 제목이자 첫 번째 단편이었다. 작가가 이야기의 처음을 주인공의 어렸을 적 꿈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꿈에서 맛본 치즈의 맛을 잊지 못한 주인공이 그 맛을 다시 찾기 위해 치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른이 된 주인공은 결국 요리사가 된다. 주인공이 부모에게 학대를 당할 때부터 그렇게 갈망하던 주인공의 치즈가 무엇일지 예상이 돼서 뒷내용에 뭔가 큰 반전이 없으면 지루해질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아니었다. 조예은 작가님의 표현력이 그 예상이 가는 내용을 아주 생동감 있게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 주었다.

그뒤로 이어지는 ‘보증금 돌려받기’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성아가 자취방의 보증금을 돌려받는 이야기이다. 앞선 ‘치즈이야기’보다는 실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 좀 더 실감이 났다. 특히 집주인이 CCTV가 있어 보안에 철저하다는 말로 세입자들에게 소개했는데 사실 그 말이 거짓말이였던 것으로 밝혀져 마지막엔 결국 자신이 한 거짓말에 되려 당하는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인상깊었다. 또한 자신이 그 집에서 나가기 위해서 다음 세입자에게 거짓 장점을 말하는 상황에서는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도 자신이 당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하는 것에 아이러니를 느꼈다.

다음으로 ‘반쪽 머리의 천사’는 앞의 단편들과는 다른 맛의 이야기다. 앞의 내용들이 자극적이였다면 이 단편은 잠깐 쉬어가는 시간 같았다. 이 이야기는 육상선수인 고등학생 주인공 우승하가 건강상의 문제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고 고3 방학때  삼촌의 오래된 극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극장에 영화 속 인물인 기주영이 나타난다. 왼쪽 머리가 뭉개진 채로. 기주영을 돌려보내주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의 모습과 기주영이 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위로를 주는 두 인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이 한낱 엑스트라였다는 사실에 우울해 하는 기주영이지만 모두가 자신의 삶은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주인공의 위로가 인상깊었다. 이 단편을 통해서  나 또한 나의 삶의 주인공이라는 확신과 내 선택에 가지는 책임감을 일깨워주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첫번째 단편에서 너무 강렬한 인상을 받아 모든 이야기가 그런 느낌일까 봐 걱정이 되었다. 물론 ’치즈 이야기‘도 좋았지만 너무 자극적이었기에 모든 이야기가 그렇게 자극적이면 읽다가 지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다르게 조예은 작가님의 <치즈 이야기> 책은 각각 다른 책의 내용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표현해주었다. 결국 이 책은 내게 7가지 맛의 다양한 치즈를 맛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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