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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이야기.
저자/역자
박준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7-06-30
독서시작일
2024년 11월 18일
독서종료일
2024년 11월 19일
서평작성자
김*영

Contents

이 이야기는 당신을 위해 작성된 이야기이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의 저자 박준 시인에게 물었다. 책 제목에서 ‘당신’은 누구인가. 박준은 ‘제가 그리운 사람’, 그리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 가상의 나’가도 하다고. 시인은 발신자가 되어,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 세상 속 수많은 수신자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박준은 2008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를 발간 후 2013년 신동엽 문학상을 받았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볕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살아 있을 때 피를 빼지 않은 민어의 살은 붉다 살아생전 마음대로 죽지도 못한 아버지가 혼자 살던 파주집, 어느 겨울 연락도 없이 그 집을 찾아가면 얼굴이 붉은 아버지가 목울대를 씰룩여가며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글에서 느껴지는 애정은 삶에 원동력을 준다. 위로를 얻기도 한다.

내면을 나누며 전하는 애정, 비언어적 표현으로 전하는 서툰 표현. 이것 모두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인간의 관계이다. 낯설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이끈다. 꼭 다양한 삶과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말 못 할 고독, 잠긴 슬픔, 일관된 애정 등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의 형태를 사소한 이야기로 보여준다. 또한 그 사소한 이야기 속에 나의 삶 또한 이야기로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는 경험을 했다.

 

이 책이야 말로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난해하거나, 복잡하거나, 과도한 상상을 요구하지 않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우리의 삶을 감싸안아 준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란 무엇일까. 인연은 당연할까. 작품 속 ‘그대’, ‘당신, ’우리‘ 등 정해지지 않은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사람의 고독, 내면 또는 사소한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100%의 공감과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으면, 곱씹고 음미하고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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