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당신에게 향한 위로
저자/역자
박준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7-06-30
독서시작일
2024년 11월 04일
독서종료일
2024년 11월 11일
서평작성자
장*정

Contents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는 작고 소외된 것들에 끝없이 관심을 두고 탐구해 온 박준 시인의 시집이다.

 

<슬픔이 자랑이 될 수 있다>에서는 ‘철봉을 오래 매달리거나 몸이 아픈’ 어릴 적에는 무수한 칭찬이나 간호를 받았던 행위들이 성장하며 더 이상 자랑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서로에게 냉정하고 팍팍한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한다고 한다. 원래는 슬픈 사람에게 위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새 돌이켜보니 자신의 기쁨에 대해서만 과대하게 포장하며 알리지만 슬픔은 혼자 꾹꾹 눌러 담는 현실과 대조되어 보였다. 현대인들의 아득한 슬픔을 이해하기 위해 이를 문 결과, ‘눈동자의 맺음새’라는 언 마음이 녹으며 생긴 물이 눈에 맺히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만 같았다. 사람은 자신의 슬픔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기쁨만을 중시한다. 화자처럼 남의 아픔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나도 그러한 과정에서 위로받는 일들이 있기에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이를 악 물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호우주의보>에서 머리카락을 길러온 동안의 이야기들을 ‘미용’이라는 행위로 자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마음의 짐을 용서라는 형태로 해방되지만, 금세 ‘미인이 새로 그리고 있는 유화 속에 어둡고 캄캄한 것들의 태가 자라는 것 같아 불만’을 느낀다. 여기서 말하는 태는 기껏 잘라낸 마음의 짐의 산출물이 다시 나타날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오래 미용을 한 미인 또한 그녀만의 짐이 있었고, 그들은 서로의 힘듦을 공유하며 편한 상태가 되었고, 편해야만 취할 수 있는 숙면이라는 형태도 결과를 알려준다. 일상에서 그저 몸의 일부였던 머리카락에 세월을 덧대 용서받은 무언가로 표현한 것이 새로웠다. 미용으로 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아올까 불안해하는 마음이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평소 소설을 읽을 때도 여러 번 곱씹어봐야 하는 나에게는 어려운 단어와 화자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글자 한자, 한자를 들여봐야 비로소 저자의 의미일지 모를 것들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한자나 타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알아보며 나와 저자를 동기화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