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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 속에서
저자/역자
임선우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22-03-25
독서시작일
2024년 06월 24일
독서종료일
2024년 06월 24일
서평작성자
황*현

Contents

이 단편 소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어딘가 상처를 앓고 있고, 미련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식물인간 남자친구, 인간의 삶이 싫어 해파리를 선택하는 사람들,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해 나무가 된 남자, 고양이의 복수를 위해 사는 남자 등 하나같이 낯선 설정의 인물들이다. 단편 소설보다 장편 소설을 선호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하나를 다 읽고 다음 장으로 넘길 때마다 조금의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다가온다.

 

8개의 단편 소설 중 2번째 소설, <빛이 나지 않아요>가 제일 인상 깊었다. 변종 해파리의 등장으로 세상은 시끌벅적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모두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상생활로 돌아왔고 변종 해파리 덕분에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났다. 주인공의 일자리,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변종 해파리로 만들어주는 일도 그중 하나다. 이 일을 맡은 주인공은 50대 여성 의뢰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외형만 해파리일 뿐이지 내면은 인간 그대로인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이 50대 의뢰인과 점점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외뢰인의 결심을 보고 주인공도 뭔가 느낀 듯 포기했던 꿈을 향해 다시 서울로 간다.

 

 이 단편 소설 설정상 변종 해파리의 등장으로 세상이 멸망하기 전의 어두운 분위기와 인간이었던 해파리 사체를 치우고 인간을 해파리로 만드는 새로운 일자리는 일자리가 없던 사람들에게 일을 제공해 주는 것을 좋지만 한 편으로 같은 인간을 혹은 인간이었던 것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모든 단편들이 낯설다 느끼며 읽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그 낯선 소재들 덕분인지 단편선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 궁금해졌다. 더 궁금해할수록 그 인물들이 결코 낯설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소재만 낯설 뿐이지 과거 혹은 현재 또는 미래의 우리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음을 바라보는 독특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낯선 공감을 일으킨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씩은 다르지만 상처도, 조그마한 무언가를 버리지 못하는 미련도, 두려움도 가진다. 이 책은 우리의 이런 상황을 낯선 소재들 속에 감정을 보다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깨달음과 공감을 공유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겠다 혹은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묻겠다. 혹시 기분이 멜랑 꼴랑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 멜랑 꼴랑 한 감정을 낯섦 속에서 자연스레 풀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이러한 독특한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과 삶에 대한 덤덤하고 작은 위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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