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아주 먼 곳에서 보이는 내 모습
저자/역자
임선우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22-03-25
독서시작일
2024년 05월 27일
독서종료일
2024년 05월 31일
서평작성자
남*윤

Contents

이 책을 소개하자면 임선우 작가의 ‘유령의 마음으로’라는 책이다. 단편소설집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소개하기 쉽지는 않지만, 책의 제목이자 처음으로 수록된 이야기는 ‘유령의 마음으로’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식물인간이 된 남자 친구를 가진 주인공이 어느 날 나타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똑같은 감정은 느끼는 ‘유령’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물론 ‘유령’은 자신이 유령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마지막까지 호칭은 유령으로 불린다. ‘유령’을 통해 주인공은 남자 친구를 위해 외면했던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결국 남자 친구의 간호를 그만둔다.

 

이렇듯 이 책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 오브제와 주제를 엮어 자신을 찾아가는, 목표를 찾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이런 신선함이 마음에 들었지만, 내용은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소설 속 인물과는 너무 다른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쩌면 내가 너무 별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소설이었다.

 

다음으로 이 책을 고른 이유를 크게 2가지 말하자면 첫 번째는 흥미로운 제목 때문이었다. 나는 보통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보고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선택하는데 ‘유령의 마음으로’라는 제목은 내 이목을 끌기에 충분히 흥미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 책을 선정한 두 번째 이유는 단편소설집이라는 이유였다. 나는 단편소설집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있다. 이는 단편소설이 읽기 편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가볍게 읽기 편하지만 그만큼 내용이 비어있고 짜임새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았기 때문인데 이 책 역시 그런 기대감과 우려를 가지고 읽어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 책의 주제는 어쩌면 형이상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건들로 일상의 고민을 공감해 주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요즘 유행하는 위로가 되어주는 ‘불편한 편의점’ 같은 류의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솔직히 나는 그런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이 소설 역시 마음에 들었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이런 위로를 전달하는 수단이 ‘유령’, 해파리 등 신선한 소재여서 나름의 재미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의 이야기에는 크게 공감 못 하였다. 특히 ‘빛이 나지 않아요’를 읽으면서는 해파리가 되며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섬뜩함을 넘어선 불쾌감까지 느껴졌다. 빛이 나는 해파리가 되고 싶다는 ‘지선’의 입장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사람을 매료하는 빛을 가진 해파리라던가 해파리가 되어서도 기존의 해파리와 달리 청각과 시각을 가진다는 설정이 그저 원하는 내용을 위해 개연성을 너무 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이런 어두운 내용이 무작정 좋은 결말로 끝내는 것보다 좋은 선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를 수도 있지만 나와 상반되는 선택을 하는 인물들을 보며 나 자신을 알게 되었고 위로를 얻어 갈 수 있는 경험이었다. 어쩌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평소 사람들의 태도인 좌절하지 않기가 아닌 좌절을 이겨내는 법을 알게 되었을 수도 있겠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