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주인공은 멕시코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살아가는 노인 산티아고이다. 그는 벌써 84일 동안 아무것도 잡지 못한 상태로 고기잡이로서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85일이 되는 날에도 변함없이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선다. 이윽고 넓은 바다의 어느 곳에서 그가 탄 배보다 훨씬 큰 덩치를 가진 청새치 한 마리가 미끼를 물게 되면서 노인은 오랜 시간 동안 목표물을 낚아 올리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물고기에게 이리저리 끌려 상처를 입기도 하며 척박한 바다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노인은 이윽고 싸움에서 승리하지만, 안타깝게도 노인의 시련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배를 돌려 돌아가는 길에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 상어 무리를 만나 애써 잡은 물고기의 살은 거의 다 뜯어 먹혀 팔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채 그의 배는 거의 물고기의 뼈만 남아버린 상태로 육지에 도착한다.
이렇듯 표면적인 줄거리는 노인이 낚시를 떠나고, 결국 물고기를 낚아 올리지만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 채 뼈만 남은 상태로 돌아오게 되는 어떻게 본다면 허탈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여전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노인의 낚시를 통해 사람의 인생이라는 주제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은 젊은 시절, 엄청난 힘을 가진 최고의 어부였다고 묘사되지만 그는 젊음과 힘을 잃고, 어부로서의 능력도 동시에 잃었다. 그러나 어느 부분에서도 노인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절망에 빠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그는 변함없이 작은 배를 타고 낚시를 하러 나서면서 인간은 파멸 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하도록 창조 된 것이 아니라는 자신의 신념을 보여준다. 실제로 물고기와의 긴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그는 자신이 패배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노인이 물고기를 쫓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인생에서 자신의 어떠한 목표나, 성공을 쫓아가는 과정과 닮아있다. 이런저런 시련을 겪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고, 노인이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와 사람과 안락한 집을 그리워 하는 것처럼 우리도 무언가를 쫓아가다 보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자신의 행복을 너무나 먼 곳에 두고 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이 낚싯대를 거두어 들이지 않았던 것과 같이 포기하지 않고 꿈을 쫓아갈 때 비로소 성공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의문점이 남아있다. 바로 상어의 등장에 대한 부분이다. 이 상어들은 갑작스럽게, 하지만 엄연한 자연의 섭리와 그들의 본능에 따라 나타나 노인의 성공을 뜯어먹는다. 뼈만 남을 때 까지 말이다. 그러나 이들이 물고기의 살을 모두 삼켜버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뼈는 남아있다. 이 뼈는 이후에 배가 육지에 도착했을 때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또한, 노인이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이후에도 노인이 다시금 배를 타고 바다로 떠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 이다. 노인에게는 86번째 날이 있고, 바다에는 수 많은 물고기가 존재하는 것처럼 인생은 너무나 많은 날이 있고 또 저마다 다른 형태의 수많은 꿈이 있다. 우리가 낚아 올린 성공의 가치가 우연한 일로 인해 깎이더라도, 계속 그 기억에 대해 떠올리며 되새길 수 있다. 그리고 또 계속해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