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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를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하다.
저자/역자
Todd Phillips
출판사명
시공사
출판년도
2023-02-05
독서시작일
2023년 12월 09일
독서종료일
2023년 12월 09일
서평작성자
이*찬

Contents

‘조커’라는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한 개인에 집중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은 사회가 권장하는 길을 따라 가도록 암묵적인 훈육을 받게 되는데, ‘조커’에서 나오는 아서에게 권장 받는 길이란 항상 웃고 남에게 행복을 주라는 의무감이다. 하지만 개인 실존과 자본주의 기득권이 권장하는 방향은 필연적으로 부조화할 수밖에 없고, 작품 내부에서 아서는 비웃음을 당하고 집단린치를 당하는 등 여러 번 사회와의 간극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해당 작품은 특히 자본주의의 특성인 허위를 통하여 피착취자가 어떻게 사회에 순응하는 지를 강하게 연출한다. 아서의 어머니는 강력한 기득권인 토마스 웨인과 사랑하는 사이라는 망상에 빠지며 죽을 때까지 미디어에서 방영되는 토마스 웨인의 말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아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옆집에 사는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망상은 그가 비참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도피할 수 있는 피난처였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이와 크게 다를까? 미디어 매체에서 쏟아지는 광고는 이 제품을 구매하면 너도 이런 멋진 라이프를 살 수 있어 라는 환상을 팔며 우리에게 소비를 부추긴다. 하지만 막상 소비를 해도 우리는 금방 싫증을 느끼고 또 다시 새로운 소비할 거리를 찾고 소비를 위해 노동을 자발적으로 한다. 어느새 행복을 위한 인간 실존의 목적은 사라지고 소비만을 위한 노동만이 맹목적으로 남게 된다. 작품은 결국 이러한 허위(망상)를 깨달은 아서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기득권에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며(자신의 꿈이었던 머레이를 살해) 작품은 막을 내리게 된다.

어떤 사회든 착취와 모순이 있다면 언젠가 피착취의 분노와 모순이 커지며 그 구조가 깨질 날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품에서 묘사된 것처럼 그것이 꼭 폭력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착취적 자본주의가 민주 사회주의로 변화한 것처럼 평화적인 사회 발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한다. 오히려 부종이 커져 갑자기 터지는 것과 같은 폭력혁명은 역으로 더 큰 사회적 퇴보를 불러올 수 있다. 민주주의의 시작을 알린 프랑스 대혁명이 아이러니하게도 황제를 만들어낸 것처럼… 나는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아서와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 내재된 착취와 허위를 꼭 폭력적 방법만으로 깨달을 필요는 없다. 비판적 사고를 통하여 사회의 모순을 인지하고 이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 생각한다. 비판적 사고를 통하여 중세 가톨릭이라는 기득권을 성서주의와 만인사제주의로의 전환시킨 마르틴 루터가 없었다면, 그리고 그것에 공감하는 비판적 시민이 없었다면, 근대 시민사회의 형성은 훨씬 더 늦어졌을 것이다.

오늘날 이 작품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도 커저버린 양극화와 극단적으로 갈라져 타협이 불가능해져가는 정치세력 그리고 미래가 불안한 개인들의 커져가는 분노와 함께 있다. 조커라는 작품이 묘사하는 미쳐버린 광기가 사회를 휩쓸기 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지 않다. 혐오가 난무하는 세상 속 우리 사회의 조커들을 막기 위해서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동시에 소외된 아서들을 연민하고 연대하는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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