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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는 어쩌면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저자/역자
올더스 헉슬리
출판사명
소담출판사
출판년도
2015-06-12
독서시작일
2023년 10월 18일
독서종료일
2023년 10월 31일
서평작성자
이*헌

Contents

나는 멋진 신세계 속의 주인공들 중 하나인 버나드를 택해 나의 삶과 비교 하고자한다 멋진신세계 속의 버나드는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버나드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었던 대사는 “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이 알아들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훨씬 더 나다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그토록 철저히 어떤 다른 존재의 한 부분이 되기보다는 진정으로 나 자신다워진다는 거죠. 사회적인 집단의 세포 하나가 아니고요. 당신은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나요, 레니나?”이다 수동적인 태도와 가치관을 갖게끔 세뇌하고 유도하는 사회 속에서 비판적인 사고를 하며 주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그의 생각과 태도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재재작년에 나는 한 친구가 어느 날 코인과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배가 조금 아팠지만 그냥 운이 좋았겠지 생각하며 애써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친구녀석 마저 주식으로 하루 만에 2배가 넘는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도 주식으로 돈 좀 벌어보겠다고 유튜브를 켜서 좋은 기업을 검색했는데 한 유튜버가 내 눈에 들어왔다. 아무 영상이나 들어가 보았는데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들을 써가며 몇 개의 기업들의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점치듯 열심히 설명을 해줬다. 뭔진 잘 모르겠지만 그 유튜버는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는 항상 자기가 예전에 찍어준 종목들이 그때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를 자랑하듯 의기양양하게 말을 했고 영상의 댓글은 주로 둘로 나뉘었는데 그의 실력을 칭찬하거나 그때 사지 못한 자신을 한탄하는 댓글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난 며칠간 그 유튜버의 영상들을 보며 내가 왜 진작 이 유튜버를 발견하지 못했을까 아쉬워하며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유튜버가 운영하는 리딩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리딩방에까지 가입을 하게 되었고 그가 점지해 준 기업을 주식계좌에 골라 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주식계좌가 날개를 달듯 +10퍼, +20퍼가 되자 나는 더욱 그 유튜버를 맹신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나에게는 그 유튜버가 포드신이었다 하루의 시작을 포드신의 점지로 시작했고 하루의 마무리를 포드신께 감사를 드리며 끝냈다 그럼에도 내가 넣은 액수가 너무 약소하여 20퍼를 벌었지만 손에 쥐어지는 돈은 너무 작았다. 그게 아쉬웠다 그래서 건드려서는 안될 군대에서부터 한 푼 한푼 아껴서 모았던 적금을 깨 주식을 샀다. 근데 거짓말처럼 큰 돈을 넣고 얼마 되지 않아 주식은 내내 하한가를 치기 시작했다 주식 계좌에 찍힌 잔고는 곤두박질 치고 있었고 주체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었던 나는 불안해 하면서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냐고 유튜버에게 애원하듯 질문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유튜버는 냉정하게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고 결정 또한 본인이 스스로 내리는 것입니다”라며 미리 복사한 멘트를 하루에도 몇 번씩 붙여넣기를 했다. 리딩방에 있는 사람들은 불안했지만 서로 응원하고 나중에 돈 벌면 뭐 할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혹은 자신이 잃은 액수를 유머스럽게 예를 들면 아이폰 몇 개 날렸다는 표현을 쓰며 최대한 불안함을 감추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나도 왠지 군중 속에 있으니 좀 더 든든하고 언젠가 유튜버가 말한 대로 다시 오를 거라고 믿으며 버텼다. 그렇게 계좌가 반 토막이 났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되었을때 그 유튜버는 리딩방을 나갔고 채널의 영상들이 삭제되어 있었다. 난 상황이 어찌 흘러가는지 감도 못 잡은 채 팔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다가 -60퍼를 보고 그제야 주식을 팔고 나올 수 있었다. 나만의 투자철학과 비판적 사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투자를 배우려는 자세가 없었던 나의 모습은 그저 멋진 신세계 속에서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안정하며 성장을 꿈꾸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 이후로 나는 수동적이고 무분별하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했던 투자의 실패를 성장의 씨앗으로 심는다. 리딩방을 운영하는 정체 모를 유튜버 대신 지금까지도 존경받고 있는 투자의 거장, 전설, 대가들의 책과 인터뷰를 보며 그들의 철학과 마인드를 배웠다. 그렇다고 그들의 모든 것들을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그 안에서도 비판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결과론적인 사고보다 확률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투자를 함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점도 배웠다. 그리고 종이신문과 기사들을 읽고 관심이 생긴 산업이 생기면 남들이 찍어주는 종목을 보는 대신 내가 직접 공부하고 투자의 판단을 내리는 시도를 여러 번 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무조건 투자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처럼 이유도 모른 채 불안해하며 투자를 하던 시절보다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고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멋진 신세계 속 버나드는 자신이 남들과 외향도 생각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꼈지만 그만큼 자신만의 주체성과 비판적인 사고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칭찬해 주고 싶다 물론 본인은 많이 외로워하고 힘들어했지만 나의 경험과 견주어보았을 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때론 올바르지 못한 정보들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필터 없이 그저 내 앞에 주어지는 정보를 수용하는 태도는 나를 더 이상 성장시키지 못한다. 조금은 외롭고 힘들고 귀찮을지 몰라도 때론 크고 작은 다툼이 생길 수 있을지라도 버나드처럼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비판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싶고,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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