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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던 마음이 책으로 엮여져 있다.
등을 쓸어주는 친절한 문장 덕에 얹힌 감정을 소화 했다.
한 장 넘기기도 전에 내 마음과 꼭 닮은 글을 자꾸 만나 버리니, 속에서 하고픈 말이 넘쳤다.
_연정 작가 추천사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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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책을 구경 중 제목에 끌려 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나는 어렵게 사랑하고 쉽게 미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이 책의 작가인 구슬기는 책 제목처럼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작가가 책으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은 무엇일까.
이 책의 시작은 보고싶어도 \”보고싶다고 말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로 시작한다. 이 말처럼 작가는 자신의 글로 사람들에게 담백한 위로를 건넨다.
요즈음 mbti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인기이다. \”너 T야?\” 가 하나의 유행어 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말은 남에게 좀처럼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쓰는 표현이다. 내가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MBTI는 ISFJ이다. 바쁘게 사는 삶에 지쳐 점점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 다른 사람의 감정에 무던해지고, 관계의 폭도 점점 좁아지는 듯 하다.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지만\”은 지금 나의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숨이 쉬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좀처럼 정의되지 않았던 답답한 마음들이 작가 특유의 담백한 문장들로 써져있었고, 마치 나의 일기를 마주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면, 이러한 글을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감정들을 마주하는 듯 했고 나의 경험에 참조로 들어오는 문장들 같았다.
모든 문장에서 위로를 받았고, 공감 했으며, 따듯한 감정을 느꼈다.
몇개의 문장을 공유하며, 이 책을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슬픔은 바람처럼 저 멀리\”
또래보다 꽤 많이 슬퍼해 봤다는 자부심으로 말씀드리자면, 슬픔은 생각보다 가볍고 잘 날아다닙니다. 후-하고 한숨에 여러 번 실어 보내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창문을 넘어가거든요. 창밖의 누군가가 내 슬픔을 맞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슬픔은 대개 하늘로 올라가고 구름으로 뭉쳐져 다른 세계로 건너갑니다.
우리는 또 언젠가 젖은 옷과 마음으로 슬픔을 재차 머금을 수밖에 없겠지만, 다시 후-하고 뱉어내면 그만이겠지요. 슬픔은 바람처럼 저 멀리 보내고 새로운 마음을 함께 머금었으면 해요
다 괜찮더라고요.
\”미움의 바다\”
요즘 왜 이렇게 내가 잘못했던 일만 떠오르는지 모르겠어. 내 잘못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모두 다 내 책임인 것처럼 느껴져서 온종일 축축해.
그렇다고 사과할 사람이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야. 그냥 날 탓하고 싶은 이유를 계속 찾아가는 것 같아. 나를 최대한 미워하다 보면 누군가 갑자기 날 미워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거지 싶어.
바다만큼의 미움을 만들면 어느 누가 오염시켜도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 여기서 잘 놀다 가.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영화로운 삶\”
언제나 기쁜 삶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 잦은 삶이 초라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살아있길 잘했다는 순간이 꼭 찾아오기 마련이기에, 그 달콤한 한 장면을 위해 기나긴 러닝타임을 참아온 내가 대견해지기에, 누구의 삶도 초라하다 말할 수 없다.
이런 날도 오고 저런 날도 온다. 이런 사람도 오고 저런 사람도 온다. 적당한 편집과 연출로 좋은 장면을 구성할 수 있길. 지금 이 책을 함께 읽는 여러분에게도 달콤한 클라이맥스가 내내 펼쳐지길.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고 싶지만\”
쉽게 사랑하고 어렵게 미워하는 사람이 되고픈데 정반대의 사람이 된 것 같다. 어렵게 사랑해서 관계의 폭이 좁고, 쉽게 미워해서 멀리한 사람이 계절 모퉁이마다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