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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후유증
저자/역자
최은영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9-06-20
독서시작일
2023년 11월 15일
독서종료일
2023년 11월 16일
서평작성자
이*수

Contents

쇼코의 미소에 수록된 7가지 단편 소설 중 「씬짜오, 씬짜오」에 대한 서평을 작성하겠다.

전쟁은 우리와 굉장히 멀면서도 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또한 언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평생 일어나지 않을 일도 아니다. “공존을 대체할 유일한 것은 공멸이다.” 라는 명언을 남긴 자와할랄 네루의 말처럼 어쩌면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언젠가는 겪게 될 불가피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 듯이 전쟁은 모든 이들에게 육체적이던 정신적이던 씻을 수 없는 깊은 후유증을 남긴다.

최은영의 단편 소설「씬짜오, 씬짜오」는 1960년대 치뤄진 베트남 전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응웬 아줌마는 베트남전쟁 중 참전한 한국군으로 인해 자신의 가족들이 희생되었다고 말하며 ‘나’의 아빠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을 잃은 형이 있다고 한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나’의 가족과 응웬 아줌마네 가족과의 대립이 ‘전쟁’이라는 것으로 인해 시작된다.

‘나’와 응웬 아줌마의 아들인 투이는 특별한 친구 사이이다. 서로를 특별한 친구 사이라고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소설 속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애는 둘만 있을 떈 나를 꼭 우드스탁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호칭은 나를 꽤나 들뜨게 했다. 그 누구도 빈번한 전학으로 스쳐지나가는 나에게 별명을 붙여주지 않았으니까.” 우드스탁은 애니메이션《피너츠》에 등장하는 스누피의 단짝 친구이다. 그들은 서로의 말을 서로만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만 보더라도 그들이 서로를 특별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둘의 사이도 ‘전쟁’이라는 것으로 인해 멀어지게 된다.

서로 정을 나누는 가까운 이웃이였던 그들은 ‘전쟁’으로 인해, 전쟁에 대한 각기 다른 ‘이념’으로 인해서 갈등과 대립이 빚어진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나’의 아빠가 말하기를 “저희 형도 그 전쟁에서 죽었습니다. 그때 형 나이 스물이었죠. 용병일 뿐이었어요.” 이에 대해 응웬 아줌마는 말하기를 “전쟁요? 그건 그저 구역질나는 학살일 뿐이었어요.” 이를 살펴볼 때 ‘나’의 아빠와 응웬 아줌마의 베트남 전쟁에 대한 관점과 시선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소설 속 각 인물들 간의 시각의 차이가 존재하듯이 실제로도 베트남전쟁에 대한 시각이 각 나라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전쟁은 사회 지배층들의 제국주의 성향의 영토분쟁이나 외교적문제로 인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국민들은 그저 그로 인해 희생되는 피해자들일 뿐이다. 서로 간 가해자, 피해자를 나누며 원망과 분노를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은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나의 가족이, 혹은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전쟁으로 인해 희생되었더라고 한다면 혹여 그것이 사회 지배층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 할 것인가. 그 후유증은 깊고도 감히 헤아릴 수 가 없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역사는 결국 승리한 국가 중심으로 작성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 피해자들의 눈물과 후유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헤아릴 수 없기에 그렇다면 역사를 왜곡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 이러한 갈등과 대립 후 ‘나’와 다시금 응웬 아줌마가 만나 ‘씬짜오’라고 미소지으며 인사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이러한 전쟁의 아픔과 시련을 각자가 가지고 있지만 서로가 ‘안녕’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그 나쁜 기억들과도 안녕하며 떠나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온전히 그 후유증을 떨쳐 버릴 순 없을 것이다. 병의 완치 후에 후유증이 따라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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