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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과 고통은 유의어일 수도 있다.
저자/역자
애나 렘키
출판사명
흐름출판
출판년도
2022-03-21
독서시작일
2023년 07월 31일
독서종료일
2023년 08월 31일
서평작성자
박*영

Contents

‘도파민네이션’은 저자 애니 렘키 교수가 쓴 책이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의 정신의학 전문의이자 신경과 의사로서 중독과 정신 건강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독과 통증 관리에 대한 연구 및 임상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여러 인문 뇌과학 분야의 책을 저술했으며 오피오이드와 관련해 의약품 남용, 중독, 과용, 조제의 악용 등에 대한 문제점과 대응 방법을 탐구 중이다. 관련된 또 다른 저서는 ‘Drug Dealer, MD: How Doctors Were Duped, Patients Got Hooked, and Why It’s So Hard to Stop’으로 의사들의 역할, 의약품 남용 문제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이 책은 피로한 사회에서 도파민 물질로 버텨내는 현대인들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이다. 과거보다 풍요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뀐 세상에서 자극적인 도파민을 갈망하고 중독이 되어 과용 문제가 발생하는 대처법을 설명하며 저자가 봐왔던 환자들을 대상을 사실적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주로 일어나는 약물중독을 다룬다. 이 책에서 나오는 환자는 자위 기계를 만드는 환자. 에더럴 약물에 기대어 주의 집중하는 환자 그리고 이외에 마리화나, 오피오이드, 코카인 등 약물에 중독된 환자들로 소개된다. 마이클이라는 환자는 코카인에 중독된 환자이다. 이 환자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부동산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 이미 부유하고 잘생긴 외모와 사랑하는 여성과 결혼한 상태였다. 본인에게 활력을 줄 만한 것들을 찾아내던 중에 코카인을 재미로 시작한 것이다. 코카인에 중독이 되었지만 아내가 결혼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중독을 막는 일이라고 하였을 때 망설이지 않고 약물을 끊었다. 하지만 회복이 문제였다. 약물을 끊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약물을 끊은 후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렸다. 마이클은 우연히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것을 발견하였다. 운동 중 코치가 찬물로 샤워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이내 몸이 적응했고 더 강도가 높은 고통을 가하고 그 후에 오는 좋은 기분을 느꼈다. 이 과정이 쾌락과 고통의 관계인 것이다. 쾌락과 고통은 반대의 의미로 여겨지면서 묘하게 연결되어있다.

한국은 마약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미국 사회의 많은 중독 예시 중 일부분을 보는 듯한 느낌만 받았었다. 물론 성적으로 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 알코올 중독인 환자도 있었지만 한국 현실과 관련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작가의 의도는 위의 마이클의 사례처럼 쾌락과 고통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중독 증세는 주로 음식, 쇼핑, 게임, 음란 문자, SNS 등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 책의 사례처럼 머지않아 약물 중독된 사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공통점인 것은 결핍, 가난을 겪는 환경보다 쾌락이 넘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중독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가난에 처한 상황이라면 눈앞에 보이는 즉시 쾌락을 따질 것이며 부유한 환경에서는 쾌락을 선택할 것이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쾌락과 고통의 관계이다. 쾌락과 고통이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이나 인터넷에서도 흔히 알던 단어였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현실에서는 적용하지 못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쾌락과 고통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통은 우리가 쾌락에 지불하는 대가이며 쾌락 또한 우리가 고통을 통해 얻는 보상이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좇는 일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렇게 얻은 쾌락은 진정한 쾌락이 아니었다. 우리는 고통을 찾아 삶에 끌어들여야 한다. 삶에 끌어들이는 방법은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솔직함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인정하며 매 순간을 더 진심으로 살도록 정신적 에너지를 만든다. 하지만 난 거짓 자기를 훨씬 더 쉬웠고 삶이 현실과 가깝다고 느꼈으며 편안하다고 생각하였다. 이 거짓 자기 또한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좇는 일은 새로운 쾌락을 찾기 힘들며 진정하지 못한 나의 모습으로 계속 같은 문제만을 키울 것이다. 고통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방향을 바꾸어 마주해야 우리의 삶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 과정을 조금 느껴보았다. 책을 읽는 중에도 계속해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빠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잊을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기 위해 하루 읽어야 할 양의 목표를 세우고, 폰을 보기 전까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 약속을 지키며 쾌락을 추구하였다. 책을 읽는 중에 폰을 하고 싶은 작은 고통이 있었지만 약속 시간 후 내가 폰을 할 것이고 그 후의 다른 계획이 있었기에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이 책에서 소개되는 DOPAMINE 8단계 과정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를 점점 더 불행하게 만든다”라는 문구가 요즘 많이 보이고 들리고 있다. SNS, 게임, 쇼핑 등 즐길수록 해야할 일을 못하거나 목표를 실패할까봐 두려운 감정, 불안한 감정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쾌락이라고만 생각하고 빠지면 행복감을 느끼긴 더 어려워지며 더 자극적인 도파민을 찾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통을 직접 느끼고 더 강하게 만들어 쾌락을 추구하면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교훈은 “고통 쪽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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