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인간에게 흉악한 죄악을 씌우려고 할 때는, 나처럼 우선 예수님같이 나타나서 유혹을 하거든” -54쪽
“장군님, 절대로 의심을 하시면 안 됩니다. 의심이라는 건 사람의 마음을 맘대로 농락하고 사로잡는 파란 눈을 한 괴물입니다” -65쪽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 온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또한 부딪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누구는 음모를 꾸며 이간질하고, 또 다른 누구는 그것에 홀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믿고 의심을 확신해버린다.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란 힘들다. 오셀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아고의 입에 발린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결국 사랑했던 아내와의 관계를 제 손으로 끝낸다. 반전은 없었다.
저자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시인이자 극작가라 불린다. 그의 많은 작품 중 질투라는 감정을 소재로 만들어낸 한 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열등감, 시기, 질투, 의심 등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들을 수치스러운 감정이라며 감추기 급급하다. <오셀로>는 성품과 용감하고 뛰어난 장군으로 저명한 한 인물이 믿었던 인물의 간계에 넘어가 비참한 최후를 맞을 때까지의 타락해가는 과정을 담은 희곡으로, 부정적으로 인식된 감정들이 이끄는 결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모든 이야기는 희대의 악인 이아고의 시기, 질투에서 시작된다. 승진을 꿈꾸던 이아고는 오셀로와 카시오에 의해 그 길이 막히게 되자, 복수를 계획하고 오셀로의 주변 인물들과의 사이를 끊어놓기 시작한다. 브라반치오 공작으로 시작해서 부하 카시오, 아내 데스데모나, 마지막으로는 오셀로 자신까지. 의심의 여지를 주었다가 말렸다가 또 다시 주었다가, 교묘하게 오셀로가 스스로 아내가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 생각하고 확신하게끔 만든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이아고의 계략임을 알게 되고, 오셀로는 스스로의 죽음으로써 참회하며 끝이 난다.
이 책은 혹시 지금 질투에 눈이 멀어 읽는 이 본인을, 혹은 주위 다른 사람을 갉아먹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만든다.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 성급한 판단으로 후회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란 성장의 계기가 된다. 후회를 통해 이전에 했던 선택을 피해 다른 선택지를 생각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비교하여 이전과는 다른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 소문을 잘 믿어서, 또는 남들에게 휘둘려 여기저기 끌려다닌 것에 대해 한 번쯤 후회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오셀로에 이입해서 읽어보고,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