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돈 버는 기계’가 되어 버린 인간
저자/역자
홍익희
출판사명
가나출판사
출판년도
2020-08-25
독서시작일
2023년 07월 17일
독서종료일
2023년 07월 17일
서평작성자
강*영

Contents

“나는 모든 것의 가격을 안다. 그러나 어느 것의 가치도 모른다.”라고 쇼펜하우어가 말했다. 나는 이 말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모습을 잘 나타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돈의 인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돈의 인문학』을 읽으며, 나는 돈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돈과 나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게 된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경제의 본질은 이 아니라 가치.

‘가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바로 글쓴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었다. 그리고 수단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는 ‘목적 전치 현상’이 나타났다. 본래 돈은 사회구성원들 간의 거래를 원활하게 하려고 생겨났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서 돈은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좋고 무한히 비축해야 하는 삶의 목표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엄청난 돈을 갖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 돈을 어디에 쓸지 왜 필요한지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왜 맹목적으로 돈을 추구하게 되었을까? 이전 전통사회에서는 일정한 집단 속에서 대부분 삶이 이루어지고, 그 집단 자체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이러한 전통사회에서 사람들은 ‘소외’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 정보화, 산업혁명을 겪으며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사회의 진입장벽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점차 사람들의 가치관은 공동체적 가치관을 벗어나 개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하였다. 한 마을에 오순도순 모여 살았던, 우리는 이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도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점차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쌓기 어려워지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찾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소외’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다. 이는 돈을 향한 맹목적인 추구로 이어졌다. 가치의 척도가 돈으로 획일화된 우리 사회에서, 돈은 최고의 성공 증표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진정으로 바라는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 나타난 인간 소외 현상을 살펴보다.

나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돈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며, 사회·문화 시간에 배웠던 ‘인간 소외 현상’이 생각났다. 인간 소외 현상이란, 자신의 존재 가치에 관한 호의와 자신의 뚜렷한 주관과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신들이 만든 기계나 조직의 부품이 되어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치의 정상에 군림하는 돈의 위력은 인간의 존재 전체를 지배하는 비인간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소득과 부를 가장 높은 가치로 보고,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고 무능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경향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실제로 은퇴 후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정년퇴직 후 더는 돈을 벌지 못하면서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끼고, 노인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건강에 문제가 없고 충분히 일할 능력이 있지만, 현재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무능력자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 또 다른 예로, 대학 입시에서도 순수 학문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문과 계열 친구들이 수시를 지원할 시기가 되면 깊은 고민에 빠진다. 다들 각자 배우고 싶었던 사회학, 철학 등을 포기하고 경영학, 경제학 쪽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은 환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진로 선택에서 돈이 우선적인 기준이 되고, 학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뒤로 밀린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직업을 생각할 틈 없이 공부에만 매달리고, 그 공부는 오로지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겨진다. 그리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는 무시된다. 돈을 버는데 에만 집중하느라, 우리는 정작 스스로 지닌 능력을 잃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은 사적인 이익과 돈을 최대한 획득 하는 방법에만 골몰하느라, 인간으로서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가치의 척도가 돈으로 획일화된 사회에서 인간은 ‘돈 버는 기계’가 되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서 삶과 자존감을 상실하였다. 나는 사람을 돈으로만 보지 않고, 그 사람이 가진 잠재력, 인성 등 그 사람 자체로 바라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한순간에 바뀌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부터라도 ‘나’라는 사람 자체에 관심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인 말과 행동은 개인의 변화하는 데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개인들의 말과 생각이 조금씩 모인다면,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나를 ‘시급 8,590원의 돈 버는 기계’가 아닌, ‘나’라는 한 인간으로 바라보겠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찾겠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