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언론이 만든 살인자인 카타리나 블룸(이하 카타리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야기는 카타리나가 자신이 베르너 퇴트게스 기자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뫼딩에게 자수하며 시작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핵심적인 내용은 카타리나의 자수 이전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즉, 이 소설은 카타리나가 왜 자수하게 되었는지의 자수 배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카타리나는 이혼한 여성으로서, 블로리나 부부의 가정부로 근무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블로르나 부부의 휴가에 맞춰 볼터스 하임 부인의 집에서 열린 댄스파티에 참석하게 되고 이가 사건의 발단이다. 댄스파티에서 카타리나는 괴텐이라는 남성을 만나고 그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녀가 표현하길, 괴텐은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와 댄스를 즐기다 그녀는 자기 집으로 괴텐을 데려가고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된다. 그러나 괴텐은 은행 강도의 혐의를 받는 용의자였고 경찰의 추적을 받는 사람이었다. 카타리나는 그를 사랑했기에 자신만이 아는 집의 비밀통로를 통하여 괴텐을 도주시키는 동시에 자신에게 구애를 한 한 명의 신사에게 받은 별장의 열쇠를 건넨다. 이러한 행동은 용의자의 도주를 도운 행동이기에 카타리나는 괴텐의 도주에 관하여 심문받게 된다. 이야기의 많은 내용이 그녀의 심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는 심문의 이유인 괴텐을 도주하게 한 행동에 대한 처벌을 덤덤히 받아들일 것이다. 블로리나 부부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이성적이고 영리하기 때문이다. 심문을 위하여 그녀의 심문 과정을 주로 담당한 바이츠메네와 뫼딩이 그녀를 아파트에서 연행해가던 순간부터 카타리나의 살인은 예정되어있었을지도 모른다. 은행 강도 괴텐에 대한 여론이 이미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의 도주를 도운 카타리나를 체포한다는 사실은 언론의 큰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언론의 목표는 대중에게 정확한 사실만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통해서 대중이 올바른 생각을 함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언론사들은 그러하지 않았다.
특히 소설 속 언론 중 카타리나를 괴롭게 만든 언론사는 ‘차이퉁’이었다. 차이퉁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퇴트게스를 중심으로, 차이퉁은 카타리나를 이미 괴텐과 오래 알고 지낸 사람으로 묘사했으며, 그녀가 사는 집과 그녀가 타고 다니는 차량 등 그녀가 가진 재산이 은행 강도인 괴텐 덕분이라는 근거 없는 사실을 자신들의 신문에 싣는다. 심지어 퇴트게스 기자는 카타리나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가 그녀에 대한 것을 묻는다. 먼저 휴가 중인 블로리나 부부를 찾아가서 들은 블로리나 부부의 표현인 “이성적이고 영리하다.”라는 표현을 그들의 신문에 “얼음처럼 차갑고 계산적이다.”라는 표현으로 왜곡하여 나타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퇴트게스는 병원에 있는 카타리나의 어머니를 찾아간다. 퇴트게스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카타리나의 어머니를 찾아가 충격을 주었고, 그 일로 카타리나의 어머니가 사망하게 만든다.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사에 싣고 악의적인 편집을 하는 차이퉁의 행위로 인해 카타리나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후에 카타리나가 블로리나에게 차이퉁의 거짓된 기사를 보자마자 기자를 죽이고 싶다고 진술한 것처럼 단지 대중의 관심만 이끄는 언론사의 태도가 살인을 유발한 하나의 이유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이퉁은 카타리나를 돕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블로리나 부부 또한 대중의 가십거리로 만들면서 그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카타리나가 괴텐과의 하룻밤,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설명한 이후에도 바이츠메네가 제기한 의문인 그녀의 집에 자주 찾아온 40대의 신사, 젊은 건달에 관한 관계를 진술한 후 그녀는 석방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도 차이퉁은 진술의 핵심적인 내용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사에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을 차용하여 대중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해나간다. 이 때문에, 카타리나의 오랜 시간의 노력을 통해 얻은 공간인 그녀의 아파트가 훼손된다. 물리적인 훼손이 아닌 정신적인 훼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극적인 기사만을 신뢰하는 개인들의 집합이 그녀에게 성적인 내용을 포함한 편지, 성인용품 등을 그녀의 아파트에 보내며 카타리나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준다. 개인적으로, 이 요인이 그녀에게 있어 퇴트게스를 살인해야겠다고 생각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사에 의해 자신의 노력이 부정당하고, 자신의 명예가 짓눌렸기 때문이다.
카타리나와 퇴트게스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그녀는 그를 살인하기로 확신한다.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오히려 추파만을 날리는 그를 방아쇠를 당겨 살인한다. 살인한 이후 그녀는 7시간의 배회를 한다. 자신에게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찾기 위한 7시간의 배회에도 그녀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괴텐과 같이 징역을 산다며,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소설의 끝부분에 나오는 베케링 카페에서의 장면이 특히나 인상 깊었다. 그녀의 감정선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사 학교에서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인 케테 베케링 역시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그대로 믿는 눈치인 것을 본 카타리나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말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드러내고 싶지만, 이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케의 말을 듣고는 씁쓸함을 느낀다. 그 이후 택시를 타고 뫼딩의 집에 가서 자수하며 소설이 끝이 난다.
한 언론사인 ‘차이퉁’에 의해 주변인들에게 성실하고 이성적이며, 영리하다고 인정받은 한 여성인 카타리나의 삶은 무너졌다. 소설의 부제인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언론사의 이기적이고 거짓된 보도를 시발점으로 하여 카타리나에 대한 폭력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폭력은 카타리나라는 한 여성을 살인자로 만들었으며, 인생의 방향을 부정적으로 바꾸었다. 오늘날의 언론이 올바른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올바른 역할을 하는 언론과 함께, 언론을 대하는 개인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언론의 기사들을 바라본다면 제2의 카타리나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