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건설 현장직, 도배사
저자/역자
배윤슬
출판사명
궁리
출판년도
2021-07-05
독서시작일
2023년 06월 02일
독서종료일
2023년 06월 04일
서평작성자
박*아

Contents

청년도배사이야기.까마득한 벽 앞에서 버티며 성장한 시간들

현장직 진로를 찾다가 건설 현장의 기술직 중 도배사를 알게 되었다. 유튜브로 검색해보니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배윤슬 도배사가 유퀴즈에 출연한 영상을 보고 그의 책까지 읽게 되었다. 생각이 단단하고 힘이 있다고 느꼈다. 배윤슬 도배사는 사회복지사로 일한 뒤 그만두고 27의 나이에 도배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복지나 처우가 안 좋아서 그만둔 게 아닌데 높은 급여를 주는 회사로 이직한다 한들 또다시 같은 문제로 힘들어질 것이라 판단하고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고 말한다. 정신노동을 오래 하면 정신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닳아버리듯이 신체를 이용해서 작업하는 직업은 몸이 닳는다. 일상의 작은 무리가 되는 운동으로도 쉽게 무릎과 발목이 아픈 내게는 적합하지 않은 진로라고 판단되었다. 도배사 및 건설 현장직의 길은 내게 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눈에 확실히 보이는 성과, 적지 않은 급여, 인간관계와 조직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많이 겪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현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기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몸이 닳는다는 점이 커다란 진로 포기 요인이 되었다. 사회학 강의 시간에 젠더와 관련된 고용 불평등 문제를 배웠는데, 성과를 내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며, 잘하면 조용히 넘어가고 못하면 문제가 터지는 서비스, 고객 응대 직무에 여성이 몰아 넣어진다는 내용을 배웠다. 이 수업 이후로 정수시설 관리직이라는 진로 목표를 접었다. 시설관리는 성과가 안 난다. 잘하면 조용히 넘어가고 못하면 티가 나는 일. 나는 실력에 따른 성과가 원인과 결과처럼 정직하고 명확하게 보이는 도배 일이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안 그래도 강하지 않은 몸이 닳아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을 직업병으로 갖게 된다니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단점이 아니다.

기술사가 되면 일당으로 25만원을 받고 주6일을 일하면 최대로 버는 것이고, 월 천이나 그 이상을 벌어 들일 수 있다는 말들은 현실성 없고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의 거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술을 배우면 굶지 않고 정직한 노동으로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여름방학 때 도배기술학원을 다녀볼까 고려해보았지만, 지금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내년 하반기에 동결이 풀리면 기술을 배우길 시작하는 것을 권했다. 도배 기술을 익히는 루트를 찾으며 크게 느낀 점이 우리나라는 기술 습득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참 좋다는 사실이다. 학원비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고, 수강 자격이 엄격하지 않으며, 학원에서 현장을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