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 연령대의 자살률 증가 문제에 관심을 가지던 차에 이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자살했다는 제목에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커다란 감정과 사건이 있을지 말입니다. 작가가 겪은 모든 일들이 저의 힘듦과 맞물려 읽는 내내 눈가가 축축했습니다. 요즘 들어 현대인은 다들 어딘가 아프다고 느낍니다.끝나지 않는 경쟁, 노력과 불굴의 의지에 불탄 흉터를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가 형용할 수 없는, 자살 유가족이라는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5년의 과정을 눈물 흘리며 지켜보았습니다.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고통이 있기 전보다 더 충만한 삶을 살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리 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 인지의 진실된 사례를 알게 된 느낌입니다.작가가 상담 심리를 공부합니다. 그래서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 전반에서 상담을 통해 보여줍니다. 약물치료, 개인상담, 인지치료, 집단상담과 세미나로 한 사람의 마음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음이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저도 평범한 한국 청년으로서 입시 경쟁을 겪고 마음이 오랫동안 힘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도 상담을 신청하고, 스스로 인지 치료를 하며 약물 처방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치료할 용기를 준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커다란 위로를 건넨다는 점에서 이 책이 소중함을 느낍니다.
모든 책임을 놓아버리고 떠난 남편에게 원망과 분노를 쏟아낼 수 밖에 없었던 작가가 이해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다시 치른 장례식\’.집단 상담 심리 치료에서 남편과 진실된 이별을 합니다. 작가는 실제 장례식 당시에 남편의 모습을 마주하지 않았습니다. 치료 선생님은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치료 참여자 중 알코올 중독과 극심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중년 남성을 바닥에 눕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죽은 남편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게 합니다.작가는 상황에 깊이 빠져들어 남아있던 악을 다 쏟아내고,남편의 선택을 인정하고,마지막으로 사랑과 고마움을 전하며 통곡했습니다. 늦게 나마 진짜 이별을 한 것입니다.여기서 작가의 통곡에 누워있던 중년 남성도 자기가 죽으면 아내가 이렇게 통곡하겠구나 싶어 자살할 마음을 접었다고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계속 다시 읽고 싶은 단원이 있습니다.\’나와 엄마,다시 맞는 관계\’.남편이 떠나고 치료를 받으며 엄마와의 응어리를 하나 둘 씩 풀어나갑니다. 치료 참가자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작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재해석 하게 되어 상대적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작가의 어머니의 상처를 이해하며 연민을 느끼고 관계가 풀어지자, 작가는 다른 관계도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내 안의 축복을 느껴야 합니다. 내쉬는 숨 다음 마시는 숨이 없으면 그것이 곧 죽음입니다. 하나의 숨을 내쉴 때마다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의 남편은 극복이나 좌절도 하지 못하고 그저 끝나버렸습니다. 살아있는 한, 숨을 들이마실 수 있는 한 우리가 모두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길 바라며,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루하루가 고달플 때 이 책을 권합니다.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알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