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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들이 다시 손잡는 순간이 오기를 바라며
Book name
저자/역자
최진영
출판사명
은행나무
출판년도
2015-03-30
독서시작일
2023년 04월 23일
독서종료일
2023년 04월 23일
서평작성자
최*경

Contents

들어가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책은 그닥이지만 도서관은 좋아했다. 꾸준히 책을 읽지는 못하지만 책 표지와 제목을 구경하고 맘에 드는 책을 뒤적이는 건 좋다. 그러다 보면 괜히 교양인이 되는 것 같은 기분에 심취해 있는 걸지도 모른다.
구의 증명을 읽으며, 또 읽고 눈물이 났다. 감동적이었나? 인물들의 감정이 이입됐나? 안쓰럽고 슬펐나? 잘 모르겠다. 그냥 이유 모를 눈물들이 흘러나왔다.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
담이 구를 먹는 것은 그가 없는 세상에서 죽지 않고 살기 위함이랬다. 우리는 보통 죽고 난 후 또다른 우주에서 모두들 만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구는 죽고 난 후 노마와 이모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니 담과도 못 만날지도 몰라 자기를 먹고 오래오래 기억하며 살라고 한 것일테다. 담도 그렇게 생각해 구를 먹은 것일테고.

1+1=1
나도 한때 누군가를 사랑했던 적이 있다. 사랑하는 그와 하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차마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 조금은 담과 구가 이해되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고, 내가 아는 것은 그도 알고 모르는 것은 영원히 모른다.  담의 세상은 구, 구의 세상은 담이다. 오직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그들의 세상을 조금 엿보았다.

누군가는 그들의 사랑이 징그럽다고 했다. 누구는 무섭다고, 누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의 사랑을 엿본 나의 감상은 아직 내가 아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좋았다. 순애라기엔 집착이었고, 집착이라기엔 애착이었다. 어떤 말로 정의하기엔 무언가 마땅하지가 않았지만 눈물이 남과 동시에 좋았다. 

행복과 불행은 비례한다
돈으로 사람을 사고 판다. 사람은 상품이 된다. 돈은 살 만한 사람도 죽이고 죽을 만 한 사람도 살린다. 구는 돈이 없어서 죽었다. 평생을 불행하게 살았는데 행복의 ㅎ자도 고사하고 결국 담의 곁을 떠났다. 영원히. 아, 어찌보면 결국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나? 각설. 나는 행복과 불행이 비례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구의 죽음을, 담과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해서, 평생의 불행에 비례할 만큼 행복해서. 그래서 죽어버린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담이 이모를 너무나 큰 행운이라 짧고 굵게 자신에게 있어주었다 한 것처럼.

담과 구는 또다른 우주에서 만날지는 모르겠어도 우주를 지나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난다면,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행복과 불행은 비례하니까, 전생은 불행으로 시작했으니 그 언젠가는 꼭 행복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마치며
오랜만에 가슴을 울리는 글을 읽었고, 오랜만에 머리를 굴려 글을 쓴다. 좋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냥 좋다. 다음에 또 구의 증명을 읽을 때는 불분명했던 눈물을 이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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