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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에게 멋진 신세계란?
저자/역자
올더스 헉슬리
출판사명
소담출판사
출판년도
2019-10-18
독서시작일
2022년 03월 15일
독서종료일
2022년 04월 15일
서평작성자
공*민

Contents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미래 과학 문명의 세계를 풍자하는 책이다. 현재 경험하고 있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과학 문제들을 다룬 이 책은 유토피아적 요소를 가미하여 그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제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단어, 신세계. 새로운 세상은 과연 멋지기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는 저서이기도 하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여러 계급이 존재한다. 그에 따라 이른바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통한 일란성 쌍둥이들이 몇 십 명 씩 생겨나 그 계급 아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임의로 배정받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의 자유 의지로는 살아가지 않음과 동시에 살아갈 수 없다. 이를 고려할 때 우리는 무엇까지 인간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겠는가?

「멋진 신세계」에서 올더스 헉슬리는 멀지 않은 미래에 유토피아를 기반으로 한 제 3의 신세계가 나타날 거라고 주장한다. 정말로 그러한 세계에서 우리가 살게 된다면? 지금도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 기술들을 고려할 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우리의 현재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과학 문명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즉, 과학 문명을 받아들이되 어디까지가 우리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시험관 아기 기술을 이미 일반화시켰고 태아를 냉동 상태로 보관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려고 한다. 머지않아 「멋진 신세계」와 같은 복제인간도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

저서에서는 극도로 발달된 과학 문명 세계 속 문명인을 제시한다. 계급에 따라 생김새와 지식의 정도 들 다양한 인위적 요인들을 조절하여 태어나곤 한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잉태가 아닌 조작된 행위라는 점에서 만들어진다는 표현이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우리는 인간으로 보아야 할까 혹은 과학 기술의 집합체이자 발명품의 일종으로 보아야 할까?

초반부에서는 문명인으로서 등장하는 ‘레니나’의 남자들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헨리 포스터부터 버나드, 존까지 뒤로 갈수록 비중이 있으면서 관계도가 깊은 인물들에 속한다. 헨리 포스터는 레니나가 이상적인 문명 세계로부터 조금씩 어긋나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레니나와 헨리가 약 4개월 이상 만남으로써 배우자나 애인이라는 개념 없이 여러 사람이 서로를 공유하는 문명인들의 자연스러운 틀을 깼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버나드는 개인적으로 레니나를 추앙하는 인물이다. 보통의 문명인들과 달리 부족한 면모로 비롯된 자격지심과 자존감이 낮은 인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러한 버나드와 레니나는 야만인이 존재하는 세계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원시적인 요소를 지닌 야만 세계의 야만인과 문명인을 전혀 다른 존재로 제시하고 있다. 그중 ‘존’은 문명인과 야만인 사이에 태어난 인물이다. 비록 야만 세계에서 자랐지만 끝내는 문명 세계에 다다르기까지 문명 세계의 요소들을 휘젓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문명인인 레니나와 서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사랑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가족이라는 개념까지 이들을 서로 다르게 묘사한다. 또한 서로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다. 각자의 세계가 너무 당연하고 그를 넘어서는 범위는 해괴하다고 느끼는 장치들을 저자는 우리의 이질감을 겨냥하고 있는 것만 같다.

올더스 헉슬리는 이러한 완벽하지 않은 반문명인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인물을 넣으면서 암묵적으로 우리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어딘가 완벽해보이지만 결점이 존재하는 세계. 이 책에서 ‘신세계’는 존재하지만 ‘멋진’ 신세계는 존재하지 않음을 작가는 제목을 통해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또한 ‘멋진’이라는 개념을 반어법과 역설법을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작가 개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끔 제시하고 있다.

올더스 헉슬리에게 「멋진 신세계」란 개인적으로 미래 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경고의 세계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독자가 감상하는 동안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하는 묘한 기시감을 심어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읽히는 느낌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조심하게 되고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요소들이 작가의 궁극적인 목적이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사실 이 책은 첫 장을 읽고 나서부터 이미 여러 사람에게 추천한 바가 있다. 요즈음 새로 발간되는 뻔한듯한 책과 달리 소재가 신선했고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멋진 신세계」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접하게 되었던지라 뒷장이 궁금해 일주일도 안 돼서 다 읽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버나드’라는 인물이다. 버나드라는 존재가 눈에 띄는 활약을 조금 더 할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비중도 적어지고 이도 저도 아닌 인물이 된 거 같다고 느꼈다. 버나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탈문명인이였는지 혹은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문명인이었는지에 대해 묻고 싶기도 하다.

책에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나는 위에서 언급한 ‘레니나’란 인물에게 유독 집중하게 되었다. 세뇌와 여러 학습을 기반으로 문명화된 사회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하면서 우리와 비슷한 면모를 보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등장인물인 ‘존’과의 의견대립에서도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작은 노력들이 존재했다. 보통의 문명인들이 미치지 않을 범위까지 닿는 그녀가 어쩌면 현실의 우리와 같지 않을까하고 느꼈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내가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된다면 레니나로 소개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곤 했다.

「멋진 신세계」는 ‘고전’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깨준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서 고전이란 옛날 거, 지루하고 따분한 것에 그쳤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이 책에 몰입했던 이유를 서술하자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대두되는 사회 문제를 다뤘기에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찬반토론의 주제로 꼭 등장하는 시험관 아기, 냉동 태아 기술 들 독자로 하여금 한 번 더 생각하게끔 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책이다. 당연하게 흘러가는 세상이 정말로 당연했던 것인지, 윤리적 사회적 문제 들을 놓치고 지나갔던 것은 아닌지 본인 스스로와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시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갓 스물이 된 성인으로 향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학생과 성인의 중간 언저리에 있는 친구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지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날이 갈수록 발전되는 세상 속 우리가 잊지 말고 지켜야 하는 것은 어느 것이 있을지도 말이다. 그에 맞게 자신의 중심과 가치관이 재정립이 되는 순간에 이 책이 함께 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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