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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싫어하는 내가 스스로 끝까지 읽게끔 한 책
저자/역자
김호연
출판사명
나무옆의자
출판년도
2021-04-20
독서시작일
2022년 06월 08일
독서종료일
2022년 06월 18일
서평작성자
박*민

Contents

나는 책 읽기를 싫어하고, 그나마 읽는 책이라곤 자기계발서 한두 챕터가 다인 평범한 대학생 중 한명이다. 책은 싫어하지만 서점은 좋아하는, 특히 교보문고을 주로 방문하곤 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책, 살짝 눅눅한듯 포근한 책냄새, 아기자기한 문구류등을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그 중 베스트셀러 칸을 늘 보곤 하는데, 불편한 편의점이란 이 책은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표지 그림이 예뻐서 인상 깊었지만 막상 읽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책 읽는걸 별로 안좋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네 집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앞 몇장을 읽어봤는데, 책이 정말 술술 읽힌다는 말을 처음 체감하게 됐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두 챕터가 끝나있었다.

책 내용은 크게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편의점 주인인 아주머니를 중심으로 시작된 얘기는 편의점 직원들과 단골 고객 들의 이야기들로 옴니버스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인물들 마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었고, 정말 현실에 있을법한 고민들로 이루어져있었다. 각자의 고민들과 함께 어떤식으로 고민이 풀리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고 어떻게 해쳐 나가는지. 어떻게 보면 뻔하고 고리타분 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도 작가 특유의 재치로 매우 몰입하여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한 가장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그 편의점의 오랜 단골이자 가족들과 회사 동료들로 부터 고립된, 따돌림 당하고 있는 안쓰러운 인물이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되는 일 하나 없이 악 순환만 계속 되는 하루 하루가 지속되다 보니 꼬일대로 꼬인 사람이 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되었다. 편의점 직원인 일명 독고 씨의 친절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항상 의심하고 오히려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사람이다. 이 둘의 만남에선, 한쪽 입장에 치우쳐 서술하게 된다면 어느 한 쪽이든 미운 마음을 가지게 되기 쉽다. 하지만 작가는 정말 객관적으로 어느 한쪽에도 마음이 치우치지 않게 잘 서술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책을 읽다보면 악역이 생기기 마련인데, 여긴 악역이 없다. 이 인물은 이 인물 대로, 저 인물은 저 인물대로 안쓰럽고 안타깝고 속상하다. 서로의 입장이 다 이해되다보니, 미운 짓을 해도 악역이 될 수 없다. 한참 뒤에, 이 인물에 대한 내용이 끝나갈 때 쯤 거의 한문단 정도만 남겼을 때 둘의 오해가 풀리게 되는데, 억지스럽게 드라마틱 하게 서사 되지 않고 정말 자연스럽게, 이 두 인물의 갈등을 잘 풀어 나간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매일 저녁 자기전 스스로 책을 찾고, 침대에서 읽고, 책상에서 읽은 책은 이책이 유일 무이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책을 싫어하는 사람도 책을 읽는 이유는 특히나 소설책을 읽는 이유는  정말 다양할 것 같다. 여러 잡생각들을 없애기 위해, 마음에 심심한 위로를 더하기 위해, 주인공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기 위해, 작가의 글 솜씨를 느끼고 다양한 표현들을 보기 위해. 여러 이유들 중 정신없는 하루 끝 심심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앞서 언급 했듯 이 책에는 악역이 없다. 악역이 나오고 골머리 끙끙 앓고 답답하다가 마지막에 사이다 한 잔 마신 듯 시원한 권선징악 이야기도 물론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화롭고 잔잔한, 숲속에서 혹은 바닷가에서 혼자 책 읽는 느낌의 조용하고 따뜻한 느낌의 책을 원한다면 이만한 책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게다가 나 처럼 책을 싫어하는, 싫어했던 사람들이 책이 술술 읽힌다는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고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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