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 나는 2050년에, 아직 살아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이미 1950년대부터 알고 있었다. 또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1970년대에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어떤 일을 했을까? 석유기업과 석유를 이용한 다른 대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업체를 띄우고 환경 이슈를 파묻는 일을 계속해나갔다.” (P. 106)
어릴 때 마트 화장실 거울에는 ‘물부족 국가, 물을 아껴주세요.’ 스티커가 늘 붙어있었다. 나는 더 이 상 장난감을 조르는 어린이가 아니지만, 그 스티커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붙어있다. 유치원 시절부 터 분리수거를 배웠으며 착실히 실천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중 40%가 사실 재활용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왠지모를 패배감을 준다. 초등학교 사회책에는 화석연료가 곧 고갈될 것이라 했다. 여전히 화석연료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사용되고 있다. 그 대신 ‘부족’이라는 키워드보다는 ‘검은 연기’에 초 점이 더 맞춰진 오늘이다. 2050년에는 해수면이 올라 현존하는 땅이 반쯤 없어지고, 막연히 식량과 기후 또한 다 바뀌어있을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적인 개발은 이제 내가 살아갈 남은 여생을 걱정하게 됐다.
“지구의 평균온도가 1°C 상승하면 북극의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져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인 다…(중략) 5°C 이상 오르면 정글이 모두 불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해 거주 가능한 지역이 얼마 남지 않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된다. 평균 온도가 6°C까지 오르면 생물의 95%가 멸종한다. ̋ (P. 191)
TV 광고에서는 다 바스라진 빙하 위 북극곰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는 동물들을 지켜달라며 후원을 종용한다. 사실 북극곰이 위험하고 펭귄의 존속이 위험하다는 말은 어릴 때도 흔히 들어온 말이다. 사람들은 이제 무뎌져 ‘안쓰럽다’에서 팍팍한 현실에 점점 질려갔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북극의 만년설은 약 1년전 자취를 감췄다. 사실 빙하가 녹는다는 것은 인간 존속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녹아선 안되는 땅인 영구동토층에는 막대한 온실가스와 고대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실제로 2016년, 30도 이상을 웃도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땅 속에 묻힌 동물 사체 속 탄저균이 바깥으로 나와, 순록이 떼죽음을 당했으며 12살 인간까지 사망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 난화가 빙하를 녹이고 그곳에서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기온 상승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특징이라 배운 ‘스콜’은, 저번 달 비가 오락가락 왔던 그 날과 닮아있다. 동아시아 의 열대기후가 점점 점령해오고 있는 것이다. 열대 기후가 점점 우리 땅으로 다가오는 지금, 조경적으 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기후변화는 병해충 발생, 생존, 번식, 확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한대성 병해충은 감소하고 아열대성 병해충이 유입되고 확산된다.”( 2014 기후변화보고서) 전공 수업인 배식설계 당시 명지 1공원에는 곰솔 및 침엽수종이 다수였는데, 미래의 공원 수종을 분석하기 위해 부산의 기온 변화를 확인해봤다.
부산은 2001년 대비 2019년까지 0.5도 상승하였다. 그에 따른 명지 1공원의 미래적 분석은 소나무 제 선충, 푸사리움가지마름병, 피목가지마름병, 참나무류시들음병 등 병해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이며, 또한 솔나방, 매미나방 등 현존하는 해충의 생활사 변화 및 피해증가와 새로운 해충의 발생, 외래종 확산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부지에 가장 많이 식재된 곰솔의 피해가 증가할 것으 로 판단하여 수종을 교체했던 일이 있었다. 이처럼 곧 나의 삶과 배움을 뒤엎을 미래가 다가온다는 것 이 두렵다.
이 책을 읽고 간단한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포털사이트로 들어가 6000개 가량 쌓여있던 메일들을 지웠다. 메일은 눈에 보이는 쓰레기가 되지 않으니 경각심을 가지기 어려웠다. 스팸메일로 매년 330억 kW 전기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 1,700만톤이 발생한다. 데이터센터에 한없이 쌓여있는 메일을 사용하 는 23억명이 10개씩만 스팸메일을 삭제하면 저장공간 1,725,000GB 절약된다고 한다. 한달에 한번 씩 이라도 실천해보고자 한다. 지금 지구온난화는 북극곰을 위한 것이 아닌, 내 삶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한번 더 되새길 수 있는 책이었다.
2021.11
2050년에 나는 아직 살아있고, 북극곰은 이미 없을지도 모르는, 식량이 죄다 바뀐, 밖에는 천둥이 치는 세상을 보기 두려운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