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 읽고난지 몇개월이 지난 나는 이책의 두가지 에피소드가 강력히 뇌리에 남았다. 첫 에피소드인 \”오직 두사람\”은 죽을날이 머지않은 대학교수 아버지와 철저히 그의 취향에 맞게 성장 해준 딸의 이야기이다. 이 아버지는 딸을 위함이라는 명몫하에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꾸준히 주입시켜 마침내 다른가족은 다 외국으로 떠나고 자신과 딸 두사람만 남게되었지만, 결국은 본인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안남게 되자 이때까지 보여주었던 본인의 당당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병상에서의 처참한 말년의 모습만 딸에게 보여주게된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부모들의 학구열과 너무 지나친 애정이 자식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될지를 생각했다. 자식을 위한 절대적인 사랑도 좋지만, 결국은 큰 사고가 없는 한 자식은 부모보다는 훨씬더 많은 삶을 앞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 점을 생각하면자식의 자립심을 잘 길러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오직 두사람\”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신의 장난\”이다. 서로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대기업의 취직이라는 유혹에 걸려든 남녀들의 방탈출 컨셉의 에피소드이다. 그들은 밖의 상황은 전혀 알수없는 방에 갇혀서 서로 탈출을 갈망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애를쓰면 쓸수록 점점더 나빠지는 상황과, 성기제거를 통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종족번식의 욕구마저 박탈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시대의 청년들이 생각났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그로 인해 불가능이 되어버린 내집 마련의 꿈과 결혼이 앞서 얘기한것들에 상징적으로 표현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나오는 탈출을 위해 처절하게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 남녀들을 보며, \’또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다\’는 말은 청년들의 살기위한 몸부림이 현재 사회에서 쳇바퀴처럼 반복 되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직 두 사람은\” 작가는 담담하게 써내려간 소설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사회의 문제들을 다시한번 생각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다들 알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서 혹은 내가 너무 바빠서 잊고 지내던 현실들을 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선택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