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여덟 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져 있는 소설집이다. 이 책은 일상적인 모습에 비일상적인 면이 존재한다. 그래서 비현실적이지만 어딘가 존재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읽고 나면 허무하기도 하고, 뭔가 어긋났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첫 출간 당시 작가 후기로 ”유독하고 매캐한, 조금은 중독성이 있는 담배 같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라고 한 게 읽다 보면 이해가 간다.
여러 단편들 중 ‘흡혈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일 처음에 위치한 소설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흡혈귀\’는 김희연이라는 사람이 김영하 작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다. 김희연의 남편은 평소 냉철하고 아는 것이 많다. 그렇게만 생각했다. 멋지다고 느낀 김희연은 그 사람과 연애 3개월 후 결혼한다. 하지만 문득 자신이 남편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생각한 아내는, 남편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는 시인이자 작가인데, 그의 작품은 허무주의에 빠져 있고 죽음에 대한 동경심이 강하다. 김희연은 그의 평소 모습을 생각한다. 그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피가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를 그나마 잘 먹는다.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이상하다. 그는 인간을 어줍짢게 모방한 여느 게임들과는 달리, 테트리스는 블럭을 맞추면 사라지고 그것이 무한하다라는 이유로 좋아한다. 그리고 그는 관 속에서 잔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남편을 흡혈귀라 생각하기 시작한다. 의심하고,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그래서 김희연은 남편과 이혼하고 새 삶을 살기로 한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묻는 것을 끝으로 김영하 작가의 간단한 감상과 함께 끝이 난다.
이 소설집을 읽고 있으면 무언가 결핍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데, 이상하게 작가 특유의 문체가 계속 읽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계속 곱씹게 되는 책인 것 같다.